삼성 “크기 자유자재 맞춤TV” vs LG “60∼88인치 OLED 집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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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TV시장 놓고 다른전략 구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초대형 TV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을 
적용한 모듈러 TV ‘더 월)’을 선보였다. LED 칩을 붙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크기와 형태 제한이 없다(위쪽 사진). 
LG디스플레이는 88인치 8K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공개했다. LG전자는 OLED 기술을 기반으로 초대형 OLED 
TV 제품군 판매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각 사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초대형 TV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을 적용한 모듈러 TV ‘더 월)’을 선보였다. LED 칩을 붙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크기와 형태 제한이 없다(위쪽 사진). LG디스플레이는 88인치 8K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공개했다. LG전자는 OLED 기술을 기반으로 초대형 OLED TV 제품군 판매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각 사 제공
삼성전자가 초대형 TV에 대해 ‘투 트랙’ 전략을 선택하면서 시장 경쟁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LG디스플레이는 초대형 TV 수요 증가, 초고화질(UHD) 시장에서 4K(3840×2160)보다 4배 더 선명한 8K(7680×4320) 화질 기술 구현이 가까워지면서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퀀텀닷 발광다이오드(QLED)에 더해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을 함께 활용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선회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적용한 모듈러 TV ‘더 월(The Wall)’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 2018 개막 전날인 8일(현지 시간) 선보였다. 작은 LED 칩을 붙이는 대로 화면을 구성할 수 있어 크기 제한이 없다. 소비자가 원하는 크기와 형태에 따라 제작하는 ‘맞춤 TV’인 셈이다.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저해상도 콘텐츠를 고해상도로 바꿔주는 85인치 8K QLED TV도 함께 선보였다.

LG는 60∼88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로 맞불을 놓았다. LG디스플레이는 CES 2018에서 88인치 OLED TV 시제품을 선보였다. LG전자는 올해 65인치, 77인치 OLED TV 판매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CES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올해 초대형 OLED TV 판매량을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리겠다”고 말했다.

양사가 초대형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2015년 60∼69인치 제품 점유율은 3.1%에서 지난해 5.3%(1∼3분기 누적)로 늘었다. 70∼79인치 제품도 2015년 0.5%에서 지난해 0.8%로 늘었다. 반면 10∼40인치대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4K 방송과 콘텐츠 공급이 확산되는 것도 대화면 TV 확산을 이끄는 요인이다. 약 200만 개 화소를 가진 기존 풀HD(1920×1080)보다 4배 선명하고 깨끗한 화면을 보려는 수요다. 늘어난 화소 수는 커진 크기만큼 촘촘하게 메워 선명한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초대형 제품은 적게 팔아도 이익이 많이 남아 수익성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양사의 전략은 100인치 이상 TV의 시장성에서 갈린다. LG전자 관계자는 “2014년 105인치 4K 액정표시장치(LCD) TV를 내놨지만 수요가 없어 판매를 중단했다. 가정용 TV로는 80인치대로도 충분히 초대형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삼성전자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 TV는 기업 간 거래(B2B)를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되기 시작하겠지만 소재기술을 기반으로 생산단가를 낮추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에도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마이크로 LED 제품의 가격경쟁력 확보도 과제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CES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현재 기술로는 가격경쟁력과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용화 시점을 못 박기 어렵다”고 말했다. 마이크로 LED는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필요한 화소 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그만큼 가격도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자사가 보유한 소재기술을 기반으로 마이크로 LED 제품을 올해 내에 양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 미국의 LED 사이니지 업체 ‘예스코’를 인수하고, 대만의 마이크로 LED 업체와의 협력으로 모듈러 TV를 위한 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마이크로 LED 생산까지 직접 하면서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삼성#lg#tv#o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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