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암호화폐 광풍, 미친 짓” vs 정재승 “잘 모르시는 것 같다”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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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14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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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재승 페이스북
사진=정재승 페이스북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교수는 13일 유시민 작가가 암호화폐 열풍이 ‘투기 광풍’이라며 ‘바다 이야기’에 비유해 비판한 것과 관련, “유시민 선생님의 인터뷰는 암호화폐의 광풍 만이 아니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에 대한 근본적인 폄훼로 이루어져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정 교수는 1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시민 선생님의 암호화폐 인터뷰에 대한 제 두줄 코멘트가 신문기사화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앞서 서울대 경제학과와 독일 마인츠대 경제학 석사 출신인 유 작가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가상화폐 열풍에 대해“그야말로 광풍이다. 미친 짓”이라며 “고등학생들까지 자기 돈을 넣고 있다. 거품이 딱 꺼지는 순간까지 사람들은 사려들 것이다. 허황된 신기루를 좇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작가는 지난해 12월에도 JTBC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썰전’에서 “비트코인은 사회적 생산적 기능이 하나도 없는 화폐”라며 “돈독이 오른 사람들이 빠져드는 ‘바다이야기’ 같은 것으로 변질됐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정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유시민 선생님이 (발언의 수위가 센데 비해) 블록체인이 어떻게 전세계 경제시스템에 적용되고 스스로 진화할지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후 해당 글이 언론에 보도되며 주목받자 정 교수는 추가 설명을 달았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해한다면 암호화폐에 대해 이렇게 악담을 퍼붓지는 못 할 것”이라며 “암호화폐에 대한 과열된 투기는 당연히 부적절하지만, 그 거품이 꺼지고 올바른 방식으로 진정되는 경험을 우리 사회가 가져야 한다. 정부가 거래소를 폐쇄하는 방식은 최악의 문제 해결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어 추가로 올린 글을 통해 “이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피해 뿐 아니라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향후 광범위한 활용 가능성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서 섬세하게 처방해야 한다는 것이다”고 했다.

그는 “주식투자가 과열됐다고 해서 주식거래 자체를 못 하게 해서, 결국 우리나라만 주식회사도 등장하지 못 하고 주식시장 자체를 사라지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20세기 말처럼, 닷컴 버블에 대응한다면서 국가가 인터넷 기업의 활로를 막아서는 안 되는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시민 선생님의 인터뷰는 암호화폐의 광풍 만이 아니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에 대한 근본적인 폄훼로 이루어져 있어서 우려가 됐다”며 “‘바다이야기’라니요 ㅠㅠ”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블록체인은 암호화폐의 플랫폼이라서 암호화폐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블록체인 활용을 근본적으로 제한하게 된다”며 “게다가 블록체인은 그저 암호화폐의 플랫폼 만이 아니라, 향후 기업-기업, 기업-소비자 간 거래에 매우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쳐 전세계 경제 및 금융 시스템에 큰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거래소 폐쇄와 같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사회악’으로 간주하는 정부의 해결책은 적절한 접근이 아니다”라며 “과열 투기 세력을 소탕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가 이 기술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옳지도, 유익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교수와 유 작가는 지난해 방송된 tvN ‘알쓸신잡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 국내 여행을 다니며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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