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양질의 일자리 위협하는 대기업發 고용한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2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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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기업 일자리가 급감하면서 민간 분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어제 내놓은 ‘일자리 행정통계’에 따르면 2016년 전체 일자리는 2323만 개로 전년보다 22만 개가량 늘었다. 중소기업 일자리가 31만9000개 늘어난 반면 대기업 일자리 8만5000개와 비영리기업 일자리 1만6000개가 감소한 결과다. 2015년 대기업이 일자리 12만 개를 늘리면서 고용시장을 주도한 것에 비해 대기업발(發) 채용한파 조짐이 역력하다.

대기업 고용이 줄어든 것은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기존 인력이 대거 퇴출된 데다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분야의 신규 채용이 전반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 회복세에도 대기업 근로자 수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것은 기업이 여전히 경기 전망에 자신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대기업의 고용이 대폭 줄면서 임금과 복지 수준이 높은 양질의 일자리에 빨간불이 이미 켜졌다. 지금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에 있는 6개 지표 중 취업자 수 증가 폭, 청년실업률, 비정규직 비중 지표가 부진한 것은 민간분야 고용에 문제가 많다는 뜻이다. 규제개혁으로 기업환경을 개선하는 대신 최저임금 확대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만 속도를 낸다면 앞뒤가 뒤바뀐 것이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지난달 내놓은 일자리 로드맵 10대 과제 중 4가지는 민간 고용창출과 직접 관련돼 있다. 그런데도 경영자총협회(경총)는 13일 일자리 창출방안을 논의하는 일자리위 워크숍에 초청도 받지 못했다. 사용자단체를 빼고 임금체계 개편과 근로시간 단축 문제를 어떻게 논의한 것인지 의문이다. 재계의 목소리를 외면하고는 고용한파를 극복하기 어렵다.
#대기업 고용한파#대기업 일자리 급감#일자리 로드맵 10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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