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협상前 가벼운 얘기로 친근감을 보여라… 단 5분만이라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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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신뢰를 얻는 법

협상 과정에서 신뢰를 쌓는 일은 협상가들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다. 협상에 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테이블 반대편의 사람들과 터놓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관계를 맺길 원한다. 하지만 정작 대화가 시작된 후에는 서로 정보를 감추고 있다는 느낌을 받거나 상대방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했다고 느끼는 경험을 하기 일쑤다.

어떻게 해야 협상 테이블에서 상호 신뢰를 쌓을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하버드대 로스쿨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에서 다섯 가지 유용한 지침을 제시했다.

첫째,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협상 상대방을 언제나 내 입맛대로 골라서 선택하긴 힘들지만, 가능하다면 믿을 수 있는 지인으로부터 협상 파트너를 소개받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친구나 동료가 직접 추천해 준 사람을 협상 파트너로 만나거나, 적어도 몇 사람 건너서 아는 사람을 만날 가능성이 커진다. 공통으로 아는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그렇지 않을 때보다 신뢰 관계를 쌓기가 훨씬 쉽다.

둘째, 본격적으로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친밀한 관계를 쌓아야 한다. 미팅 전 이메일 몇 번만으로 끈끈한 유대관계가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는 버려야 한다. 비공식적인 점심식사 등을 통해 개인적인 관계를 맺도록 노력해야 한다. 협상을 앞두고 단 5분간이라도 협상과 무관한 주제에 대해 전화로 이야기를 나눈 협상가들은 그렇게 하지 않은 이들에 비해 서로에게 더 협조적이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셋째,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때, 서로에게 어떤 신뢰 원칙을 준수하기를 원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협상에 임하는 게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주요 논의 사항이나 안건에 대한 내용은 이메일이나 공식 문서를 통해 항상 최신으로 유지함으로써 동일한 사건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갖지 않도록 하자는 등의 기본 원칙을 세워두면 좋다.

넷째, 협상 상대편의 경력이나 이력, 주요 관심사는 물론이고 그가 속해 있는 업계나 지역, 문화적 특성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해당 업계에서 사용하는 전문 용어 역시 꼼꼼하게 숙지할 필요가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디팍 말호트라 교수는 이러한 준비에 소홀해 곤란을 겪었던 한 컨설팅회사의 일화를 소개했다. 문제의 컨설팅업체는 한 항공사의 항공권 발부 프로세스 개선과 관련된 프로젝트의 경쟁 입찰을 진행하면서 ‘리프트(lifts)’라는 업계 용어를 알지 못해 큰 망신을 당했다. 항공업계에서 리프트는 종이 티켓을 뜻하는 용어였지만, 입찰에 응한 컨설턴트들이 이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리프트가 뭔가요?”라는 초보적 질문을 던졌던 것. 만일 컨설턴트들이 사전 조사를 통해 항공업계의 용어를 미리 익혀 두기만 했어도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어처구니없는 실수였다.

다섯째, 상대방이 협상 과정에서 공정하게 대우받았다고 느낄 수 있게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협상 과정이 얼마나 공정했는지에 대한 생각은 협상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이야기는 물론이고 불만이나 어려움 등 부정적인 내용까지 포함해 상대방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상대방도 당신을 더욱 신뢰하며 협상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신뢰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

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신뢰#형상#친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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