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불륜사이트 ‘애슐리 매디슨’… 차단조치에도 한국서 영업中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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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버 우회접속… 당국 속수무책

서동일·산업부
서동일·산업부
각국 정부를 골치 아프게 하는 사이트가 있다. ‘애슐리 매디슨’이다. ‘인생은 짧습니다. 연애하세요’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기혼자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이른바 불륜 조장 사이트다. 애슐리 매디슨은 4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일주일 사이 가입자 5만 명을 모았다. 순식간에 한국 사회에 ‘불륜 논란’이 퍼졌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즉각 사이트에 ‘접속 차단’ 조치를 내렸다. 방심위는 당시 “간통을 방조하거나 조장해 사회적 해악을 확산하고 건전한 법질서를 해할 우려가 커 규정에 따라 접속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6개월이 지난 현재 애슐리 매디슨은 한국에서 사라졌을까. 흥미롭게도 애슐리 매디슨은 여전히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가입자들에게 매달 10여 차례 ‘새 회원 알림’ ‘이성친구와 인사하세요’ 등의 홍보 메일도 보낸다.

이런 탈법 영업은 온라인상에 방심위의 차단 조치를 무력화하는 우회 접속 프로그램이 퍼져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차단된 사이트라도 얼마든지 접속이 가능하다. 사실상 방심위의 조치가 무용지물인 셈이다.

애슐리 매디슨에는 매일 밤 한국 회원 수십 명이 ‘온라인 상태’다. 외국 사이트들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탈법 영업은 비단 애슐리 매디슨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올해 방심위가 차단 조치를 한 사이트는 총 6만7502건. 이 중 대부분은 사실상 접속이 가능하다.

이런 사이트는 폐쇄도 불가능하다. 국내 사이트는 유해 정보사이트에 대한 폐쇄 조치가 가능하지만 해외 서버일 경우에는 폐쇄할 법적 근거도,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방심위도 유일한 대책인 차단 조치가 효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 방심위 관계자는 “접속 차단이 근본적 방법이 아니란 것을 알지만 우회 접속 경로나 프로그램을 차단하는 기술적인 문제는 아직 해결이 어렵다”며 “마땅한 대안이 없지만 곧 원천적 차단법을 개발해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탈법 사이트에 대해 방심위는 매년 모니터링 인원과 예산만 늘려 쳇바퀴 돌 듯 차단 조치만 반복하고 있다. 이런 계획은 언제쯤 실행되는 것일까.

서동일·산업부 dong@donga.com
#불륜사이트#애슐리 매디슨#차단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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