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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넘은 CEO]“기술력 앞에 신체장애는 아무 문제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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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넘은 CEO]“기술력 앞에 신체장애는 아무 문제 안돼”

신수정기자 입력 2017-11-29 03:00수정 2017-11-29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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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매그나텍 박준표 대표
박준표 ㈜매그나텍 대표가 ‘LED 고출력투광등기구’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장애 6급인 그는 “2003년부터 창업에 뛰어들어 14년째 기업을 운영하면서 장애가 기업 운영에 걸림돌이 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매그나텍 제공
“장애인 최고경영자(CEO)라는 타이틀보다 젊고 소통하는 CEO로 불리고 싶어요.”

박준표 대표(38)가 이끌고 있는 ㈜매그나텍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기구 중 경기장 같은 넓은 공간에 설치되는 ‘LED 고출력투광등기구’를 생산한다. 올해만 울산항 항만 조명, F1 경주장 생활체육공원 LED 조명, 전남 신안군과 보성군의 국민체육센터 조명 등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서 30여 건의 공사를 수주했다. 규모는 작지만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박 대표는 어렸을 때 골반 염증을 앓은 뒤 후유증을 겪으면서 장애 6급 판정을 받았다. 바닥에 오래 앉아 있거나 오래 서 있기가 쉽지 않다. 회사 대표로 영업을 하다 보면 처음 본 고객과 오랫동안 앉아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자주 생긴다. 박 대표는 “몸에서 최대한 긴장을 풀고 앉아 있으면 고통이 덜하다”라며 “하지만 오랫동안 사업을 해오면서 한 번도 ‘장애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못 한다’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박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온 뒤 옥외광고물 관련 회사에서 1년가량 일했다. 영업을 하다 보니 본인이 직접 회사를 만들어 운영하고픈 마음이 생겼다. 2003년 옥외광고물 디자인 및 시공업체인 ‘다인기획’을 창업했다. 이때 만든 슬로건인 ‘고객과 함께하는 젊은 기업, 불가능은 없다. 우리가 해낸다’는 지금까지 그의 경영 철학이다.

첫 창업 후 그럭저럭 회사는 운영됐지만 업체 간 경쟁 심화로 회사 경영 상황은 점차 어려워졌다. 이때 박 대표는 옥외광고물 영업을 다니면서 앞으로 LED 시장이 커질 것을 미리 내다봤다. LED 중에서도 비교적 창업이 쉬운 실내조명 등에 남들이 뛰어들 때 그는 대형 조명에 주목했다. 박 대표는 “진입장벽이 낮은 분야는 결국 경쟁이 심화돼 나중에 더 어려워짐을 첫 창업 때 배웠다”라며 “경기장의 조명들이 LED로 교체될 수밖에 없고 지자체에서 만드는 체육시설 등도 늘어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 LED 시장에 관심을 두고 지켜본 박 대표는 2012년 과감히 업종을 전환했다.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으로부터 사업 전환 계획을 승인받고 자금을 지원받아 LED 고출력 스포츠 조명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전남 장성군)도 만들었다.

창업 초기 2명이었던 직원 수는 현재 14명으로 늘었다. 50대 연구소장을 제외하면 모두 30, 40대 직원들이다. 박 대표는 “1, 2년 사이에 지금 분야에서 국내 1위 기업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매출의 15% 이상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LED 조명용 지주구조물 방진장치, 전기변색 투명판 등 5개의 핵심 특허를 보유하게 됐다. 올해 3월에는 중기청에서 ‘방열 특성이 우수한 투광등’으로 우수성능인증(EPC)을 받았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베트남과 사우디아라비아 수출에도 성공했고 내년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박 대표는 “현재 직원 중에서는 장애를 가진 직원이 없는데 새로 뽑을 때는 장애를 가진 이를 우선적으로 뽑고 싶다”며 “어려움이 와도 참고 견디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고른다면 장애가 창업에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매그나텍#박준표#장애#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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