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경제]전륜구동 세단 아슬란이 주목받는 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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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현·산업부
강유현·산업부
0대(국산차) vs 1만16대(수입차).

현대자동차 마케팅팀이 내부 집계한 ‘아슬란’ 경쟁 상대의 올해 1∼9월 판매량입니다. 현대차가 지난달 선보인 아슬란은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급 전륜구동 세단입니다.

현대차가 경쟁 상대로 꼽은 차량은 최저가격이 4000만 원 이상이고, 전체 길이가 그랜저(4920mm)보다 길며, 각 브랜드 내에서 고급 모델에 속하는 전륜구동 세단입니다. 기준 자체가 다소 작위적인 느낌은 있지만 볼보 ‘S60’과 도요타 ‘캠리’, 포드 ‘토러스’ 등은 제외됐습니다. 1만16대에 포함된 차종은 월간 수입차 판매량 10위 안에 꾸준히 오르는 아우디 ‘A6’와 렉서스 ‘ES300h’를 비롯해 링컨 ‘MKS’와 ‘MKZ’, 렉서스 ‘ES350’, 볼보 ‘S80’ 등입니다. 이 카테고리에서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해 8669대에서 올해 9월까지 1만16대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산 차량의 판매량이 0대인 이유는 아슬란급 국산 전륜구동 세단이 아예 판매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차에서 그랜저와 ‘에쿠스’ 사이 모델이던 ‘다이너스티’는 2005년에, 기아자동차 ‘오피러스’는 2012년에 각각 단종됐습니다. 에쿠스는 2009년 전륜구동에서 후륜구동으로 바뀌었습니다. 국산 전륜구동 고급 세단의 연간 판매량은 2003년 3만1056대에서 2012년 1853대로 떨어졌고 지난해부터 단 한 대도 팔리지 않게 됐습니다.

이렇다 보니 그랜저나 ‘알페온’(한국GM), ‘K7’(기아차), ‘SM7’(르노삼성자동차) 등 3000만 원대 국산 준대형 전륜구동 세단을 타던 운전자들은 차량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수입차를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대차가 아슬란을 개발하게 된 배경이 여기에 있었다고 합니다. 전륜구동은 후륜구동에 비해 실내공간이 넓고, 눈길에 덜 미끄러지고, 연료소비효율이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업체 임원이나 고위 공무원, 사업가 등 국산차를 선호하면서도 전륜구동을 찾는 운전자를 공략하겠다는 겁니다.

수입차 공세가 거세지면서 고급차 시장에서 국산차의 지위가 갈수록 흔들리고 있습니다. 아슬란이 ‘방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강유현기자 yhkang@donga.com
#아슬란#세단#전륜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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