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프리미엄’ 노렸나… 對中송금액 10배 넘게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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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투자 광풍]이달 13일간 5대 은행서 1090억원
금융권 “비트코인 환치기 추정”
해외 불법자금 세탁 악용 우려도

이달 들어 13일 동안 외국인들이 국내 시중은행을 통해 중국으로 송금한 돈이 지난해 한 달 평균의 10배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한국에서 더 비싸게 거래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활용한 ‘비트코인 환치기’가 조직적으로 성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3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외국인 거주자 및 국내 비거주자 등이 이달 1∼13일 중국으로 송금한 금액은 9759만7000달러(약 1090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월평균인 929만3000달러(약 104억 원)에 비해 950% 늘어난 규모다. 환치기 세력들이 중국 등 해외에서 구입한 비트코인을 김치 프리미엄이 형성된 국내 거래소에서 높은 가격으로 팔아 이 차익을 중국에 송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 송금액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하는 현상은 차익거래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고 했다.

김치 프리미엄으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만큼 국내 가상화폐 시장이 해외의 불법 자금 세탁 통로로도 악용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9월부터 특정금융정보법이 시행되면 가상화폐 거래소도 자금 세탁 방지 의무를 갖게 된다. 은행들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실명 입출금 계좌를 발급해줄 때 자금 세탁 방지 위험도 등을 검증해야 한다. 은행연합회는 이달 안에 공통 평가 지침을 내놓으려 용역을 진행 중이다.

박희창 ramblas@donga.com·신지환·최혜령 기자
#김치 프리미엄#비트코인 환치기#불법자금 세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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