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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라이벌 구도 열어가는 박성현과 주타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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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라이벌 구도 열어가는 박성현과 주타누간

고봉준 기자 입력 2018-10-12 05:30수정 2018-10-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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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왼쪽)과 아리야 주타누간은 나란히 세계랭킹 1~2위에 올라있다. 단순히 세계랭킹뿐만 아니라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등의 타이틀을 놓고 시즌 내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동반 라운딩을 한 둘의 몸짓 하나하나에 갤러리의 시선이 쏠렸다. 사진제공|KLPGA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가 펼쳐진 1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 오션코스 9번 홀(파4). 고요 속 차디찬 바람만이 가득하던 필드 위로 때 아닌 응원의 함성이 불어 닥친다. 적막을 깬 주인공은 박성현(25·KEB하나은행)과 아리야 주타누간(23·태국). 세계랭킹 2위 주타누간이 쉽지 않은 내리막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자, 이에 질세라 세계랭킹 1위 박성현이 중거리 버디 퍼트로 맞불을 놓았다. 갤러리들의 환호가 쉽사리 그칠 수 없던 이유다.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메이저대회 1승씩을 포함해 나란히 3승씩을 거두며 세계랭킹과 올해의 선수상 등 주요 타이틀 경쟁을 펼치고 있는 박성현과 주타누간은 라이벌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10월 첫 번째 주말을 뜨겁게 달궜던 여자골프 국가대항전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최종라운드 매치플레이에서 1대1 승부를 벌인 둘은 LPGA 투어 정규대회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재차 맞대결을 펼쳤다.

지난 8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오션코스에서 열린 ‘2018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성현(왼쪽)과 아리야 주타누간이 미소 짓고 있다. 사진제공|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본부

● 맞수

둘의 라이벌 구도는 박성현이 지난해 LPGA 투어에 성공적으로 데뷔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한 뒤 미국으로 향한 박성현은 루키 시즌 신인왕와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을 모두 휩쓸면서 1인자가 됐다. 올 시즌 약간의 기복을 보이고 있지만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서 주타누간의 추격을 뿌리치고 8주째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성현보다 두 해 앞서 LPGA 투어에 데뷔한 주타누간은 2016년을 기점으로 세계 정상급 골퍼로 자리매김했다. 그 해 챙긴 우승트로피만 무려 5개. 지난해에도 2승으로 활약한 주타누간은 약점인 숏게임을 보완하면서 1인자 등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둘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스타일을 지닌 맞수다. 우람한 몸집의 주타누간이 체격 면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장타력에서만큼은 누구의 손도 일방적으로 들어줄 수 없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집계된 주타누간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67.3야드. 그러나 호리호리한 몸매의 박성현이 기록 중인 비거리 역시 271.2야드로 만만치 않다. 물론 두 기록을 직접 비교하기란 어렵다. 박성현은 일반 드라이버로 티샷을 구사하는 반면, 주타누간은 주로 우드나 아이언을 티샷에 사용하기 때문이다.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은 꼭 닮은 공통분모이기도 하다.

주요 대회에서 정상을 놓고 다투는 둘은 라이벌 의식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친다. 박성현은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있기 마련이지만, 주타누간은 장타자임에도 숏게임 실력이 출중하다. 또한 우리 둘 사이의 경쟁은 내 골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하고, 주타누간은 “박성현의 샷을 보며 영감을 얻는다. 나도 저렇게 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며 서로를 치켜세우기 바쁘다.
물론 필드 위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허락하지 않는 승부사가 바로 둘이다. 박성현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박)성현이가 겉으로는 라이벌 의식을 최대한 내보이려하지 않지만 그래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경쟁심리가 자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 동반자들

타국에서 프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둘에겐 빼놓을 수 없는 동반자가 있다. 바로 팬과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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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은 골프계에선 보기 드문 ‘팬덤’을 형성 중인 인기스타다. 자신의 별명을 딴 ‘남달라’라는 이름의 팬클럽은 국·내외 필드에서 지극정성으로 정평이 나있다. 박성현이 출전하는 국내 무대에는 수백 명의 팬들이 몰리기 마련. 국제대회 원정 응원까지 나서는 팬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날 역시 쌀쌀해진 날씨가 무색할 만큼 300명에 이르는 갤러리들이 박성현을 응원하기 위해 대회장에 모여들었다.

주타누간 역시 든든한 후원자가 있다. 언니인 모리야 주타누간(24·태국)이다. 함께 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둘은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 파트너다. 필드 안팎에서 따뜻한 응원을 보내며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나가고 있다. 특히 데뷔 후 무승에 그치던 모리야 주타누간이 올해 4월 휴젤-JTBC LA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둘은 2000년 아니카-샬로타 소렌스탐 이후 18년 만에 LPGA 투어에서 동반우승을 이룬 자매가 됐다.

11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앤 리조트에서 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 6번홀에서 박성현(왼쪽)과 아리야 주타누간이 그린을 보고 있다. 사진제공|KLPGA

● 진검승부

이처럼 여려 면에서 비교가 되는 둘의 진검승부는 한국에서 계속되고 있다. 첫 맞대결은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코리아에서 열린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이었다. 우승이 걸린 7일 최종라운드 1대1 매치플레이에서 박성현은 한국을, 주타누간은 태국을 대표해 전장 위에 섰다.

세계랭킹 1~2위 맞대결답게 구름 관중을 이끌고 다녔던 둘의 승부. 1차전 승자는 주타누간이었다. 12번 홀까지 1다운으로 뒤지던 주타누간은 13번 홀 버디로 올스퀘어를 만든 뒤 15번 홀과 16번 홀에서 1타씩 앞서며 2&1(1홀 남기고 2홀차) 승리를 거뒀다.

개인전 패배 탓에 한국의 우승에도 활짝 웃지 못했던 박성현은 절치부심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도 주타누간과 같은 조에 편성되며 설욕을 다짐했다. 나흘 만에 다시 만난 둘은 모두의 예상대로 치열한 라이벌전을 펼쳤다. 박성현은 강풍 속에서 버디 7개(보기 1개·더블보기 1개)를 낚으면서 4언더파 68타를 기록하고 공동 4위에 올랐다. 주타누간은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기록하고 3언더파 69타 공동 6위를 차지했다.

2차전 판정승을 거둔 박성현은 “경험이 없는 매치플레이와 달리 오늘은 스트로크 플레이여서 편한 마음으로 경기할 수 있었다. 지난 대회 샷 감각이 만족스럽지 못해 연습을 충실히 했다. 덕분에 느낌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인천|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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