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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골프… 야구의 ‘한 방’보다 실수 줄여야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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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골프… 야구의 ‘한 방’보다 실수 줄여야 승리”

윤영호 기자 입력 2018-09-15 03:00수정 2018-09-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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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고수의 한 수]최준철-김민국 ㈜VIP자산운용 공동대표
서울대 재학 시절 만나 2003년 대학 졸업과 함께 동업을 시작한 최준철(왼쪽), 김민국 ㈜VIP자산운용 공동대표는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서로를 믿고 의지해 왔다”며 밝게 웃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한국에서도 가치투자가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10일 서울 서초구 사평대로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VIP자산운용의 최준철(42) 김민국 공동대표(42)는 “요즘엔 투자자들이 가치투자를 외면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문을 열었다. 이들은 이어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나 아마존 애플 같은 미국 정보기술(IT) 업체 주식에만 매달리면서 가치투자에 대한 회의론마저 일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반성”도 곁들였다.

두 사람은 서울대 재학 시절 주식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 만나 뜻을 같이하기로 한 뒤 졸업 직후인 2003년 27세의 ‘어린 나이’에 가치투자 전문 투자자문사를 설립했다. 회사 이름 VIP는 중의적이다. ‘가치투자 개척자(Value Investment Pioneer)’라는 뜻과 고객을 ‘중요한 사람(Very Important Person)’으로 모시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두 사람은 국내 가치투자 1.5세대로 분류된다. 1세대인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55)이나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사장(54)은 실전 투자를 통해 가치투자의 중요성을 체득한 경우다. 반면 이들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관련 책을 공부하면서 가치투자에 대한 이해를 쌓았다.

가치투자란 해당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된 종목에 장기 투자해 초과수익을 올리는 투자 방법이다. 서울로 가는 방법이 여러 가지인 것처럼 구체적인 투자 방법은 다양하다. 두 사람은 주당 순이익과 순자산이 많으면서도 성장 전략을 실행 중인 기업 가운데 그 열매가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전략을 쓴다.

두 사람이 오랫동안 연구하고 분석한 결과 찾아낸 종목들이 지주회사인 SK㈜와 손해보험사인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정유와 통신, 발전회사 등 수익성 좋은 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린 SK는 반도체 바이오 등 성장 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메리츠화재는 김용범 부회장이 2015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과감한 혁신을 통한 성장 전략을 펼치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대표는 “두 회사는 성장 전략이 실패하더라도 현재 벌이고 있는 사업의 수익성이 좋아 크게 잃을 게 없고 성공하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장기 주가에 연동해 전문경영인이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한 두 회사의 평가시스템도 주주 친화적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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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국내에서도 투자할 기회는 많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가치투자자는 장기적으로 낙관론자들”이라면서 “실제 과거에도 비관론이 득세할 때 매수했던 종목의 수익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이 낮은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뤄내는 기업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들렸다.

젊은 사업가로 성공을 질주하던 두 사람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가가 폭락하면서다.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가 쏟아지면서 2007년 2000억 원이던 운용자산 규모가 1년 만에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던 것. 고객 자산을 지키지 못했다는 괴로움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가치투자도 별 수 없다는 비난이 쏟아져 견디기 힘들었다”는 이들은 당시를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로 꼽았다.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초심으로 돌아가는 길밖에 없었다. 투자 원칙과 철학을 재점검해 보다 분명한 종목 선정 기준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2010년 롯데삼강, 동원산업, 빙그레, 광주신세계 등 새로 발굴한 우량 가치주들로 포트폴리오를 새로 짰다. 그해 말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자 고객들은 다시 돌아왔다. 최 대표는 “그때 경험 덕분에 회사는 더 탄탄해지고 어떤 위기가 닥쳐도 극복할 수 있는 강한 체력이 생겼다”고 회고했다.

VIP는 최근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감독 당국의 인가를 받아 대규모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사모펀드 전문 자산운용사로 전환한 것. 최 대표는 “고객뿐 아니라 내부 직원에게도 최고의 만족도를 선사하는 회사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한국적 현실에서 동업은 힘들다’는 고정관념도 보기 좋게 깨고 있다. 두 사람은 “회사 경영은 말할 것도 없고 고객 자산 운용에서도 경험이 전혀 없이 시작했지만 회사를 이만큼 성장시킨 것은 오히려 서로를 믿고 의지해온 파트너십 덕분”이라며 얼굴 가득 웃음꽃을 피웠다.


▼“금리 수준으로 눈높이 낮춰 배당주 노려볼만”▼

두 사람에게 일반 투자자를 위한 조언을 요청하자 한목소리로 “우리가 생각하는 투자는 일반인과 다른 듯하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일반인들은 자산 투자에서 대부분 자기를 과대평가하지만 이들은 그 반대라는 의미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고 투자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그들은 일반 투자자들이 반드시 금언처럼 삼았으면 좋겠다며 3가지 팁을 제시했다.

○ 투자는 다이어트다

김민국 대표는 투자를 다이어트에 비유했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듯 투자도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안전하고 상식적인 투자를 추구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김 대표는 “투자수익률이 한 해에 100%였는데 다음 해에 ―50%였다면 50%의 수익률을 얻는 게 아니라 원금이 된다”면서 “투자에서는 잃지 않는 게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 투자는 골프다


최준철 대표는 투자는 골프와 닮았다고 말했다. 실수를 적게 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라는 점을 강조한 뜻이다. 최 대표는 “일반 투자자들은 투자를 상대방을 압도해야 이길 수 있는 축구나 야구로 생각하는 것 같아 아쉽다”며 “투자의 세계에서는 자꾸 홈런을 치려고 하다 보면 금방 빈털터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손실을 보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 배당주를 노려라

두 사람은 요즘 같은 저금리·저성장 시대에는 고(高)배당주 투자를 적극적으로 노릴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2003년 5월 설정된 주식형 펀드 신영밸류고배당펀드C형의 10일 현재 순자산이 1조769억 원이나 된 것에서 알 수 있듯 배당주 투자는 오랫동안 검증된 안전한 투자방법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배당으로 금리보다 더 나은 수익률만 얻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배당주에 투자하다 보면 시세차익도 제법 괜찮게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vip자산운용#가치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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