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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잘 모른다…언제든 만나겠다” 몸 낮춘 윤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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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잘 모른다…언제든 만나겠다” 몸 낮춘 윤석헌

뉴스1입력 2018-07-12 13:31수정 2018-07-1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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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첫 간담회…내부 통제 근본적 개선 주문
“경제축, 은행서 자본시장”…참석자 “간담회 만족”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증권회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윤 원장은 금투협회장 및 32개 증권사 대표이사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 News1

“나는 사실 자본시장을 잘 모른다, 연락이 오면 최대한 만나겠다. 사무실, 점심자리, 저녁자리 모두 좋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을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란 예상을 깨고 증권업계 첫 만남에서 몸을 낮췄다.

윤 원장은 삼성증권 배당사고 이후 흐트러진 내부 통제를 강조하는 동시에 격의없는 화법으로 자본시장의 플레이어(증권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내부통제 실패는 산업 불신으로”

12일 윤 원장은 2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32개 증권사 CEO(최고경영자)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배당 오류로 인한 허위주식 거래나 공매도 결제불이행 사태 등 최근 내부통제 실패 사례가 연달아 발생했다”며 “증권업계 분 아니라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내부통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삼성증권은 112조원대 유령주식 배당사고를 냈다.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은 지난 5월 60억원어치 공매도 주문에 대한 결제를 불이행했다. 두 회사 모두 금융당국 제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윤 원장은 “지난달 20일 ‘내부통제 혁신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본질적인 원인과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부통제 성패는 금융회사 스스로 관심·책임의식을 갖는 것에 달렸다”며 업계의 자발적인 노력과 동참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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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최근 내부통제 시스템 사고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업계가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말에 동감한다. 감독 이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몇년 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업계 스스로 내부통제에 대해 노력하고 있고, 발전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기자본·투자·감독 규제 완화 건의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는 각 사 대표들의 현안 설명과 건의가 40여분 넘게 이어졌다. 모두발언에서 느껴졌던 질타나 엄숙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몇 몇 발언자나 간담회 진행을 맡은 권용원 회장의 농담에 좌중이 웃거나 손뼉을 치기도 했다. 최근 불거진 공매도에 대한 지적이나 발언도 없었다.

참석자 발언을 종합하면 가장 많이 나온 건의사안은 증권사의 규제 완화다. 규모가 작은 중소형 증권사 대표들은 자기자본 규제를 완화해 기존보다 업무 영역을 확대하기를 희망했다. 정책 수혜가 대형사 중심으로 쏠려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A증권사 대표는 “증권사는 투자위험이 높은 비지니즈의 투자 권유와 투자에 대한 자체 위험 관리를 동시에 해야 한다”며 “감독당국이 두 방향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사의 경영 고민을 윤 원장에게 직접 전달한 증권사도 적지 않았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몇년 전 SK하이닉스의 인수합병(M&A) 자문업무를 맡은 후 담당 애널리스트가 3년간 이 기업의 보고서를 쓰지 못했다”며 “투자도 전혀 못했다, 모험자본시장 확대를 위해 관련 규제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투자은행(IB)의 특수성을 감안한 자본규제가 필요하다”며 “증권, 은행, 보험 업권별 감독체계를 구분하듯이 IB 본연의 업무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우리와 같은 은행계열증권사는) 금융계열사 협업이 필요하다”며 “계열사간 고객정보교류를 완화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2015년부터 금지된 증권사의 콜시장 참여, 당국 실무자와 보다 쉬운 교류, 갑작스러운 검사를 통한 혼란 방지 등도 이날 요구안에 담겼다.

◇‘전쟁 불사’…추가 압박 예상깨고 소통 강조

참석자들의 건의를 들은 뒤 윤석헌 원장은 “나는 사실 자본시장을 잘 모른다, 앞으로 많이 공부하려고 한다”며 “오늘 배웠고 (업계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이해했다”며 화답했다.

윤 원장은 그의 말처럼 자본시장을 모를 리 없는 경제학자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노스웨스턴대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은행, 한국금융학회장, 서울대 경영대학 객원교수를 역임하고 현 정부에선 금융위원장 직속 금융행정인사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한 정통 경제학자다.

게다가 지난 10일 윤 원장은 ‘호랑이’라는 세간의 평가처럼 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회사와 ‘전쟁’도 불사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날도 증권업계에 강도 높은 압박을 이어갈 것이란 예상을 깨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윤 원장은 “(참석자 중) 실무자를 직접 만나기 어렵다고 했는데 (민간 접촉 자제는) 정부도 강조하는 사안”이라며 “나는 실무자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락이 오면 최대한 만나겠다, 사무실, 점심자리, 저녁자리 모두 좋다”고 말했다.

이어 윤 원장은 “이제 한국 경제는 은행 중심에서 무게 중심이 자본 시장으로 가야한다”며 “다만 최근 불거진 P2P(개인간 거래), 상품 불완전 판매 등 증권업에 해당하는 문제는 아니지만 이는 금감원이 쉽게 다루기 어려운 입장이 있다, 이런 자리를 통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방안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간담회를 마친 후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며 “(윤 원장이) 소통을 잘해주시겠다고 해서 참석자 모두 만족스러워 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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