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난 日, 올해 임금 평균 2.41% 인상… 20년만에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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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손 부족한 운송-소매업 주도… 비제조업 인상률, 제조업 앞질러
고용 호황에 “연봉 높은 업체로”… 이직 7년연속 늘어 평생직장 붕괴


인구 감소와 경기 호전으로 구인난에 시달리는 일본의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이 2.41%로 2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달 3일 기준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기본급 인상을 포함한 임금 인상률이 지난해보다 0.35%포인트 오르며 1998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16일 전했다. 기본급을 인상한 기업의 비율도 84.5%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았다.

특히 인력 확보가 시급한 비제조업 분야의 임금 인상률이 높았다. 비제조업의 임금 인상률(2.79%)이 제조업(2.27%)보다 높아진 것은 21년 만이다. 신문은 “대기업 제조업체가 주도해 오던 과거 모델이 무너지고 인력 부족이 심각한 운송업이나 소매업이 인상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일본 최대 택배회사인 야마토운수의 경우 월 1만1000엔(약 11만 원)을 올려 인상률이 3.64%에 달했다. 조사 대상 246개사 중 인상률로는 7위. 인터넷 쇼핑의 확산으로 운전기사 수급이 어려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야마토운수가 포함된 지상운송업의 임금 인상률은 업종 중 가장 높은 3.39%였다.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낸 일본 대표 기업 도요타는 3.3%의 임금 인상을 발표했지만 기본급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 대신 평균 243만 엔(약 2430만 원)으로 가장 많은 일시급을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부활에 성공한 소니가 평균 사상 최고액인 238만 엔(약 2380만 원)을 직원들에게 나눠줘 뒤를 이었다.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입사원과 퇴직 후 재고용 사원에 대한 처우도 개선되는 움직임이 역력했다. 신문은 “다만 신선식품과 유가 상승으로 실질임금은 계속 감소 중”이라고 전했다. 임금 인상폭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재계에 요구한 ‘임금 인상률 3%’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편 일본 직장인들이 높은 임금을 받으면서 적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찾아 활발히 이직하면서 일본 내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도쿄발(發)로 보도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이직한 사람은 약 311만 명으로 7년 연속 증가했다. 고용시장 호황이 이직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실업률은 1월 2.4%로 약 25년 만에 최저치였다.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는 1.58개로 44년 만에 최고치였다. 과거에 비해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골라 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조은아 기자
#일본#구인난#임금#일손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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