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달러 수출탑 기업 14년만에 ‘0’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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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 전망… ‘100만달러’도 급감… 우울한 무역의날

 58년 만의 ‘2년 연속 마이너스 수출’.

 한국무역협회가 ‘무역의 날’을 하루 앞둔 4일 발표한 ‘2016년 수출입 특징과 2017년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 수출은 지난해보다 5.6% 감소한 4970억 달러(약 581조49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 불황과 한국의 주력 시장인 신흥국의 경기침체가 복합적으로 얽힌 탓이다.

 한국이 2년 연속 수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1957∼1958년 이후 처음이다. 1957년에는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9.4%, 이듬해에는 ―24.8%를 기록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8.0%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5.6% 전망이 나온 것이다. 전체 무역 규모도 줄어 ‘무역 1조 달러’ 회복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한국은 일본과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수출 6위’였으나 올해는 1∼8월 집계 결과 프랑스, 홍콩에 밀려 8위로 주저앉았다.

 올해 ‘수출의 탑’ 수상 실적도 초라하다. 연간 수출액 100만 달러 이상을 달성할 때 수여되는 수출의 탑은 2011년 1929개 기업이 수상했으나 올해는 1209곳으로 줄었다. ‘수출 1억 달러 탑’ 이상을 받은 기업도 2011년 129곳이었으나 올해는 55곳에 그쳤다.

 올해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100억 달러 탑’ 이상을 받은 기업이 한 곳도 없는 해가 됐다. 수출의 탑은 기업이 일정 규모 이상의 수출액을 처음 갱신할 때마다 한 번씩만 받는다. 즉 올해는 ‘수출 100억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한 기업이 없다는 뜻이다.

 지난해에는 SK하이닉스(150억 달러 탑)가, 2014년에는 삼성전자(750억 달러 탑)가 각각 100억 달러 이상에서 새 기록을 세워 수상했다. 올해는 한화토탈(50억 달러 탑)이 최고 금액이다. 다만 내년에는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협회는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3.9% 늘어난 5165억 달러, 수입은 7.3% 늘어난 4335억 달러로 전망했다.

 이날 협회는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송무석 삼강엠앤티 회장, 이귀영 디와이오토 대표이사, 임근조 에스티팜 대표이사를 금탑산업훈장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들을 포함해 총 760명의 수출 유공자들이 산업훈장 및 포장,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무역협회장상 등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수출탑#마이너스 성장#무역의 날#100억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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