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노사, 벼랑끝서도 임단협 줄다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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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복지축소 등 반발… 협상 중단
채권단 은행, 대출 손실 대응 부심
NH농협 홍보팀 축소… 비용 절감

STX조선해양이 27일 오후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회사 내에 “올 것이 왔다”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STX조선 측은 이날 “법정관리에 돌입한 이후 현재 건조하고 있는 55척의 선박을 정상 건조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계속 기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과감한 인적, 물적 구조조정 방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회사 측의 과감한 구조조정 방안에 노조가 동의해 줄지는 미지수다. 2월 시작된 STX조선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상은 이달 17일 이후 중단된 상태다. 사측은 임금 삭감, 복지 축소, 구조조정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사측이 노조와 상의 없이 상여금 지급을 미루고, 복지를 축소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STX조선 노조는 25일 법정관리행이 결정되자 사측에 “회사를 살리는 데 온힘을 다하겠다”고 말했지만 임단협 위임과 같은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법정관리 여부가 결정되는 데 따라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대출과 보증 등을 통해 STX조선에 자금을 지원해 준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NH농협은행 등 채권단도 상황이 달라지자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당장 STX 법정관리로 3조 원 가까이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 여신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 의문’ ‘추정 손실’ 등 5단계로 나뉘는데, 정상에서 추정 손실로 채권의 질이 떨어질수록 충당금 적립 비율이 최대 100%까지 올라간다.

STX 법정관리로 현재 ‘고정’으로 분류해 놓은 여신을 ‘회수 의문’이나 ‘추정 손실’로 다시 분류하면 산은은 약 1조5000억 원, 수은은 약 7000억 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NH농협은행은 올해 1분기 3000억 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았지만, STX조선 여신에 대해서만 6000억 원이 넘는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할 수도 있다.

마음이 급해진 NH농협금융지주는 자회사 홍보 조직을 없애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NH농협 관계자는 “비용 절감 및 조직 효율성 제고를 위해 현재 외부 컨설팅사를 통해 올해 4월부터 범(汎)농협 차원의 컨설팅을 진행 중”이라며 “은행과 손해보험, 생명보험의 홍보부를 지주 홍보부와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NH농협의 전체 컨설팅 결과는 7월 말경 나올 예정이다. 이르면 7월 1일부터 홍보 부서 조직개편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박희창 ramblas@donga.com·강유현 기자
#stx#법정관리#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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