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고구마 메뉴가 사라졌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이상기후에 작황 부진… 인기 많은데 조달 못해

“죄송합니다. 통고구마, 고구마튀김 안 팝니다.”

외식업계에서 유례없는 ‘고구마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와 죠스떡볶이는 사상 처음으로 1∼3개월간 고구마를 메뉴에서 빼기로 했다. 지난해 이상기후 탓이다.

아웃백은 사이드 메뉴로 주던 통고구마를 6월부터 3개월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통고구마는 이 음식점의 인기 순위 3, 4위 메뉴다. 아웃백 관계자는 “1, 2주 고구마를 제공하지 못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장기간 고구마를 못 내는 것은 처음”이라며 “매장에서 사용하는 고구마는 두께가 5cm, 길이가 16cm 이상인 특상품인데 조건에 맞는 고구마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웃백 매장에서 한 달간 사용하는 고구마는 30t에 이른다.

죠스떡볶이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말까지 고구마튀김을 메뉴에서 뺐다. 2007년 회사가 생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김동윤 죠스떡볶이 경영관리팀장은 “약 200개 점포에 하루에 공급하는 고구마 양이 700kg인데 고구마의 양 끝을 잘라내고 12cm가 넘는 크기의 고구마를 그만큼 구할 수가 없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작년 이상기후로 고구마 작황이 나빴기 때문이다. 통고구마 및 튀김용 고구마는 충분히 자라서 크기가 크고 오랜 기간 저장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통상 10월에 수확하는 만생종을 쓴다. 지금은 지난해 수확한 만생종 고구마의 마지막 물량이 풀리는 시기다. 김승찬 이마트 바이어는 “작년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서 고구마가 햇빛을 받지 못하고 가을엔 냉해를 입어 수확량이 30% 줄고 상품성도 떨어졌다”며 “겨울 한파와 봄 더위로 저장 상태마저 좋지 않아 농가에서 고구마가 얼거나 물러졌다”고 전했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서울 가락시장에 반입된 고구마는 1734t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4% 감소했다. 2010년 5월에 비하면 42.6% 줄었다. 다만 올해 햇고구마가 일찍 출시돼 농민들이 밀어내기 식으로 작년에 수확한 고구마를 내놓으면서 전체 고구마 값은 내렸다. 가락시장에서 고구마 도매가격은 10kg당 3만194원(상 등급 기준)으로 1년 전(6만4871원)의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홍선표 인턴기자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외식업계#고구마#이상기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