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도시’ 표방하는 3기 신도시…개발 전부터 환경부와 업무협약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6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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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2025년부터 공급이 시작되는 3기 신도시가 처음부터 ‘친환경 도시’를 표방하면서 개발에 나선다. 국토교통부는 3기 신도시 전체에 수질오염이 줄어드는 첨단 기법을 적용하고, 녹지 면적을 공공택지 법정 기준(20%)의 최대 2배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3기 신도시는 발표 당시부터 교통대책을 별도로 공개하는 등 기존 신도시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교통, 환경 등을 집중 보완하게 된다.

● 개발 전부터 환경부와 업무협약

국토교통부는 17일 환경부와 ‘친환경 공공택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MOU에는 3기 신도시 사업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환경 개선사업 관련 공공기관인 한국환경공단이 참여한다. 국토부는 “신도시 개발 전에 환경부와 환경 관련 MOU를 체결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향후 3기 신도시에는 친환경 공법인 ‘저영향 개발 기법(LID)’이 적용된다. 통상 택지개발을 끝낸 도시 지역은 아스팔트 포장이 많아 비가 내린 뒤에 땅이 물을 머금지 못한다. 이 때문에 폭우가 내리면 도시가 침수하고, 각종 오염물질이 비가 올 때 하천으로 흘러간다. 서울에서 매년 되풀이되던 강남역 침수 사고가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힌다.

LID는 도시를 조성할 때부터 곳곳에 물이 스며들 수 있는 투수 공간을 만드는 기법이다. 녹지는 물론이고 도로와 인도 옆에도 자갈, 모래 등을 채운 침투 도랑을 여러 개 만든다. 환경부에 따르면 개발 이전의 땅과 동일하게 시간당 24㎜의 비를 신도시의 토지가 흡수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환경부가 LID 기법을 적용해 본 결과, 충북 청주시 오창과학단지(43만 ㎡)와 전북 전주시 서곡단지(49만 ㎡)의 수질 오염물질 농도가 최대 21% 저감됐다. 국토부는 신도시급(330만 ㎡) 이상으로 조성되는 3기 신도시 5곳 모두 인근에 하천이 흐르는 만큼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은 “새로 개발하는 공공택지에 LID를 적용하면서 (신도시) 개발 계획의 완성도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 3기 신도시 녹지 비율 최대 40%

국토부는 남양주 왕숙지구, 고양 창릉지구, 하남 교산지구, 부천 대장지구, 인천 계양지구 등 3기 신도시 예정지 5곳을 모두 ‘친환경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공원 등의 녹지 면적을 분당, 일산신도시 등 주요 1기 신도시보다 최대 2배 수준으로 많이 만든다.

3기 신도시 중에서 녹지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고양 창릉지구다. 이곳은 전체 813만 ㎡ 가운데 녹지 면적이 330만 ㎡로 전체의 약 40%에 달한다. 분당신도시(녹지면적 19%)는 물론이고 인근 일산신도시(24%)보다 높다. 고양 창릉지구의 육군 30사단 이전 지역 부지에는 서울 성동구 서울숲의 2배 규모인 115만 ㎡의 도시숲이 들어선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근 서오릉 근처에는 아파트를 짓지 않고 역사 공간을 보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인 6만6000채가 들어서는 남양주 왕숙지구의 녹지비율은 36% 정도다. 하천을 따라 폭 40~130m 규모의 공원을 줄지어 건설해 ‘녹지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하남 교산지구, 부천 대장지구, 인천 계양지구 등도 중앙공원, 생태공원 등을 지구 내에 건설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3기 신도시는 도시 인구밀도 등을 1, 2기 신도시의 70% 정도로 낮게 설정했다”며 “그만큼 더 많은 녹지 공간을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재명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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