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기생충’ 황금종려상, 한국문화수준 재평가 쾌거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26일 09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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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50) 감독이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국제영화계에서 한국작품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984년 이두용(77)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가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이후 30여년간 많은 작품들이 출품됐다. 2000년 임권택(85) 감독의 ‘춘향뎐’이 처음으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임 감독은 2002년 ‘취화선’으로 한국 장편영화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2004년 박찬욱(56) 감독이 ‘올드보이’로 2위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을 수상한 것이 이전까지의 최고 기록이다. 한국영화는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받은 이후 본상과 인연이 없었다.

올해 10월27일은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봉 감독이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품으면서 한국영화계는 경사를 맞았다.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56)는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선정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심사위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기생충’은 매우 독특한 작품이다. 한국을 다뤘지만 우리 모두의 삶에 연관있는 이야기를 그렸다”고 평했다.

황영미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영화평론가)는 “영화는 아직 관람하지 못했다. 주제적 측면으로는 봉준호 감독이 지속적으로 영화에 담아왔던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라는 점이 칸영화제의 방향에 어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옥자’로 연출역량을 인정받은 점도 유효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영화 100주년인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의미는 각별하다. 황 교수는 “세계적으로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인 것은 물론 한국문화의 수준을 재평가하게 만든 쾌거라고 생각된다. 국가경쟁력은 경제적 측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칸영화제 수상으로 국가경쟁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고 짚었다.

이번 수상으로 아시아 영화는 2년 연속 최고상을 가져갔다.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57)의 ‘어느 가족’이 지난해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진승현 호서대 영상미디어전공 교수(영화감독)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은 영화인에게 최고 영예의 상이다. 중국과 일본은 황금종려상을 몇 차례 받았지만, 한국영화만 유독 인연이 없었다. 대한민국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받았기 때문에 의미가 더 크다”고 봤다. “봉 감독이 한국영화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대단한 영광을 안았다. 한국 영화가 올해로 100년을 맞았다.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영화인들이 높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일이 됐다.”

‘기생충’은 192개국에 선판매되며 한국영화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기생충’은 미국·캐나다·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포르투갈·이탈리아·멕시코·브라질·호주·뉴질랜·일본·태국·대만·홍콩·마카오·말레이시아·필리핀 등지로 수출되는 성과를 거뒀다.

30일 국내 관객을 만난다. 식구들 모두가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선생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의 집에 발을 들이게 되고, 두 가족의 만남은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간다는 내용이다. 송강호(50)·이선균(44)·조여정(38)·최우식(29)·박소담(28) 등이 출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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