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상 “文대통령이 책임 가지고 응해달라”…강제징용 관련 첫 언급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1일 11시 46분


코멘트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2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강제징용 문제를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확실히 책임을 가지고 응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노 외무상이 강제징용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고노 외무상은 이날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한국 측도 한일 관계를 이 이상 악화시키는 것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정부 대표로서 확실히 책임을 가지고(きちんと責任を持って) 답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을 처음 언급한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고노 외무상은 “(강제징용 대책을 마련하는) 이낙연 총리가 총괄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믿고 대응을 자제해 왔다. 하지만 이 총리기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투로 발언한 것을 듣고, 더 위 단계로 나아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15일 이 총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사법절차가 진행되고 있는데 행정부가 나서서 무엇을 한다는 것이 삼권 분립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 총리가 발언 이후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관련해 대응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20일 한국 정부에 ‘청구권협정에 기초해 제3국 위원을 포함하는 중재위원회를 개최하자’고 공식 요청했다. 21일에는 고노 외무상이 문재인 대통령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언급했다.

고노 외상은 21일 기자회견에서 또 “우리나라(일본)로서는 필요하다면 국제사법의 장소에서 확실해 이 문제를 해결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중재위 개최가 무산되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한일 정부는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례 각료이사회에서 양국 외교장관회의를 열기로 확정했다. 고노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강제징용 관련해 중재위원회 개최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