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고려인 1세대 모두 독립유공자”…양희은 ‘깜짝’ 등장해 공연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20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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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학계·문화계 재외동포 및 고려인 등 200여명 참석
"우즈벡, 중앙아에서 정부 신북방정책의 핵심 협력국"
항일독립운동가 조명희 선생 '낙동강' 소설 구절 인용
"후손, 선조들이 사랑했던 땅, 대한민국도 늘 품어 달라"
가수 양희은 '깜짝; 등장해 '아침이슬', '상록수' 공연
文, 강경화 장관에 전속 극단 재정 지원 검토도 요청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동포 오찬간담회를 열고 “훈·포장을 받지 않았더라도 고려인 1세대는 모두 애국자이고 독립유공자”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부터 오후 1시35분까지(현지시각) 한국물화예술의 집 연회장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올해, 자랑스러운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을 만나게 되어 매우 뜻깊다”고 했다.

그러면서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우즈벡의 자랑스런 국민으로 자리 잡은 여러분이 너무나 대단하시고, 너무나 고맙다”고 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정계·학계·문화계 등 각종 분야에서 한국·우즈베키스탄 관계 발전과 한류 확산을 위해 노력한 재외동포 2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 후손인 동포들도 초대됐다. 평안남도에서 의병으로 활약한 이인섭 선생, 1920년부터 항일독립운동단체인 한인사회당 선전부장으로 활약한 전일 선생, 항일독립군 부대를 이끌었던 한창걸 선생 등 그 후손들도 자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그 독립유공자의 후손을 일일이 거명하며 격려 메시지를 냈다.

문 대통령은 이들의 후손들이 우즈벡 고려인으로 자리매김해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우즈벡 국민으로 존경받고 있는 18만 고려인 동포 여러분은 대한민국에게도 큰 자랑”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수교를 맺은 지 30년도 되지 않은 양국이, 세계가 부러워하는 형제국이 된 것은 고려인 동포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이라며 “우즈벡은 중앙아시아에서 우리 정부 신북방정책의 핵심 협력국”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고려인 동포 여러분께서 일궈 놓은 한국에 대한 호감을 바탕으로 우리 재외국민도 안정적으로 이곳에 진출했다”며 “고려인 동포들과 재외국민 모두 양국관계를 끈끈히 이어주는 소중한 분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항일 독립운동 문학인인 조명희 선생의 소설 ‘낙동강’의 “그러나 필경에는 그도 멀지 않아서 잊지 못할 이 땅으로 돌아올 날이 있겠지”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고향의 의미를 부각했다.

문 대통령은 “고향은, 태어난 곳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이 사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의 선조들이 사랑했던 땅, 대한민국도 늘 가슴 한켠에 품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오찬 후에는 공연도 이어졌다. 공연에는 가수 양희은 씨가 깜짝 무대에 올라 특유의 목소리로 ‘아침이슬’을 불렀다. 양희은 씨는 고려인 동포들에게 “여러분을 보니 뭔지 모를 울컥함이 있다”며 말한 뒤 ‘상록수’ 노래를 이어갔다.

이번 동포 간담회에는 우즈벡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주요 재외동포와 고려인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양국 간 유아교육 분야 협력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남 빅토르’, 전 한국 정부 관료였던 이동욱 우즈베키스탄 보건복지부 차관, 고려인 1세대 독거 어르신을 돌보며 양국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김나영 아리랑요양원 원장 등이 참석했다.

니 류드밀라 고려문화협회 문화 담당은 “우즈벡 고려들인이 자랑거리로 생각할 수 있는 전속 극단이 아직 없다”며 “전속 극단을 설립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검토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요청했다.

이외에도 조우석 타슈켄트 인하대 수석부총장은 2017년부터 시행 중인 국내대학 및 외국대학 교육과정 공동운영에 있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조 부총장은 예외규정이나 유예기간 마련을 통해 제도 시행 이전 해외 진출 대학의 세부 규정 준수의 어려움을 보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고려인 동포들이 있는 아리랑요양원에 진입로를 포장하고, 장비를 교체하며 40인승 버스를 마련해준 데 대해 우즈벡 측에 다시한번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니 류드밀라 고려문화협회 문화 담당이 요청한 전속 극단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검토해달라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주문했다. 또 조우석 수석부총장의 당부에 대해선 교육부 장관에 챙겨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고려인을 뵙게 됐는데 우즈벡에서 의연하게 성장해서 존중받는 모습을 보니 뭉클하고 자랑스럽다”며 “고려인 이주 80주년 기념할 때 오고 싶었으나 정부가 갓 출범하느라 참석 못해 아쉬웠다. 앞으로도 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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