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맨 구속 실패’ 김학의 수사단, 핵심 정조준 할까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20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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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윤중천 구속영장 기각…"필요성 인정 안 돼"
수사단, 법원 지적에 고민 깊어져…수사 계획 차질
법조계, '정면 승부' 관측…"어차피 핵심은 김학의"

김학의(63·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 및 성범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키맨’으로 지목된 건설업자 윤중천씨 신병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수사 계획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법조계에서는 향후 검찰이 성범죄 및 청와대 직권남용 의혹 등 애초 수사 권고 대상인 김 전 차관이 직접 관련된 사건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검찰 등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이날 윤씨 영장 기각 사유를 검토하고, 향후 수사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전날 법원은 윤씨에 대한 영장을 기각하면서 ‘수사 개시 시기 및 경위’와 ‘영장청구서 범죄혐의 내용과 성격’, ‘체포 경위 및 체포 후 수사 경과’ 등을 지적했다. 이밖에 윤씨 태도 등을 종합해 보면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는 윤씨 측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강조한 ‘별건 수사’ 주장을 일부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씨는 심사에서 직접 “검찰이 과거에 잘못해 놓고선 이제 와서 다시 (나를) 조사하는 게 상당히 억울하다”고 호소한 바 있다.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에 수사단은 “보완 수사를 해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법원이 조목조목 구체적인 사유를 지적하며 영장을 기각한 점은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애초 윤씨 신병을 확보한 뒤 김 전 차관과의 연결고리 및 관련 의혹을 집중 수사하려던 수사단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수사단이 향후 윤씨 개인 비리 혐의에 대한 대대적인 추가 수사보다 김 전 차관 관련 의혹 수사에 더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애초 수사단 출범 목적이 윤씨 개인 비리 수사가 아닌 김 전 차관 관련 의혹 진상 규명인 만큼 곧바로 정면 승부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취지다.

수사단 내부에서도 ‘어차피 핵심은 김 전 차관’이라며 후속 수사에 전념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단 관계자는 “김 전 차관 의혹 수사는 변함없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를 구속해 진술을 이끌어내는 방식이 아닌, 객관적인 증거로 입증해나가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강제수사 및 관련자 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수사단은 지난 18일 과거 김 전 차관 의혹을 불거지게 한 ‘별장 성범죄 동영상’ 관련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청과 서초경찰서 등을 압수수색했고, 당시 청와대 측의 직권남용 혐의 확인을 위해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압수수색도 수일에 걸쳐 진행 중이다.

차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윤씨가 수차례 진술을 번복했던 전례가 있던 만큼 그를 구속해 수사하는 것만이 의혹을 해결하는 묘안이 아니다”며 “추가적으로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게 오히려 진실 규명에 대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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