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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성의 盤세기]‘미스&미스터’ 네이밍戰서 태평레코드 최종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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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성의 盤세기]‘미스&미스터’ 네이밍戰서 태평레코드 최종승

김문성 국악평론가입력 2019-04-19 03:00수정 2019-04-19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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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가수 띄우기’ 마케팅 열전
김문성 국악평론가
일제강점기에 음반사들은 소속사 대표가수나 신인가수를 띄우기 위해 경쟁적으로 ‘미스&미스터’라는 네이밍 마케팅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일본 콜럼비아레코드가 1933년 ‘미스콜럼비아’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러자 같은 해 5월 국내 음반사 중 시에론레코드가 먼저 이 전략을 구사합니다. 영화 ‘아름다운 희생’ 주제가인 ‘청춘행’ 음반 광고에 ‘1원짜리 음반을 사면 60전짜리 영화 입장권을 준다’는 내용과 함께 ‘미스시에론’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미스시에론은 독립운동가 라용환의 막내딸로 1933년 18세에 가요곡 ‘처녀 십팔세’로 데뷔한 나선교(본명 나순화)입니다.

같은 해 8월 이번에는 ‘미스조선’을 띄웁니다. 그녀는 훗날 월북해 북한 연극의 기틀을 세운 김선초로, 콜럼비아레코드 전속인 탓에 고심 끝에 미스조선이라는 예명으로 몰래 녹음에 참여한 것입니다. 오케레코드에서는 ‘미스터서울’(신불출), ‘미스서울’(신은봉)을, 폴리도루레코드에서는 ‘미스터포리도루’(김용환)와 ‘미스포리도루’(왕수복)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그러자 콜럼비아는 아예 가수의 얼굴을 가리는 대담한 마케팅을 선보이며 ‘미스코리아’(김추월)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콜럼비아는 이번에는 ‘미스터콜럼비아’와 ‘미스리갈’을 전면에 내세워 대대적인 광고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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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콜럼비아는 누구인가? 매력적 미성, 유려한 절조…”

“반도의 명가희(名歌姬) 미스리갈 이는 과연 누구일까?”

미스터콜럼비아는 신인가수 박세환이었으며, 미스리갈은 종로권번 출신으로 이미 유명가수였던 기생 장옥조였습니다. 장옥조는 미스코리아가 그랬듯이 실명과 예명을 써가며 활동합니다.

태평레코드도 이에 질세라 맞불을 놓습니다. 종로권번과 경쟁하던 조선권번의 명기 박산홍을 ‘미스태평’으로 영입한 것입니다. 그리고 회심의 카드를 씁니다. 어찌 보면 미스&미스터 네이밍 경쟁의 종결자라고 할 수 있는데요. 바로 미성을 소유한 꽃미남 가수로 빅타레코드 소속인 최남용을 영입해 ‘미스터태평’(사진)으로 네이밍한 후 세상에 내놓습니다. 무려 80여 곡을 발표합니다. 그렇게 ‘미스&미스터 전쟁’은 태평레코드의 승리(?)로 끝을 맺습니다.


김문성 국악평론가


#태평레코드#미스&미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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