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열차로 中거쳐 블라디보스토크 갈듯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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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김정은 4월 하순 방문’ 공식발표
평양서 1000km 하루면 도착가능… 나선특구 통과 러시아 직행할수도
극동연방대측, 회담장소 부인 안해

러시아 정부가 북-러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크렘린궁은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하순에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크렘린궁은 회담 개최지와 일시를 밝히진 않았으나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연방대에서 다음 주 24일이나 25일 열릴 것이 확실시된다.

극동연방대는 17일 북-러 회담의 다음 주 개최가 유력하다는 보도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회담 후보지 ‘1순위’로 꼽혔다. 지난해 9월엔 이곳에서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이 참석한 제4차 동방경제포럼이 열렸고, 2012년엔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큰 행사를 치른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 장소로 손색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극동연방대 대변인은 17일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북-러 회담 장소 여부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지만 부인하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발표는 회담 개최가 임박해서야 알려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NHK는 18일 “과거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한 경험이 있는 한 (블라디보스토크의) 대학이 해외 대표단의 방문 때문에 수업을 이달 24일부터 이틀간 중단할 예정이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비행기가 아닌 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은 열차를 이용했다. 평양∼블라디보스토크는 약 1000km 떨어져 있는데, 북한의 열악한 철도 상황을 고려해도 하루면 이동할 수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하노이 때 열차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안전성 때문이었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초행길에도 열차가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열차를 이용해 러시아로 가려면 중국을 거칠 수도 있고 바로 러시아로 향할 수도 있다. 중국을 통과한다면 지린(吉林)성 투먼(圖們), 훈춘(琿春)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한다. 바로 러시아로 가려면 함북 나선경제특구에서 북-러 접경 철교를 통해 러시아 하산을 거쳐 갈 수 있다. 중국을 거치지 않고 러시아로 향하면 이동 시간은 약 10시간인데, 중국을 거치는 것보다 시간 절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하노이를 갈 때처럼 이번에도 중국을 통해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며 중국과 러시아라는 ‘배후 세력’을 동시에 과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기재 record@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블라디보스토크#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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