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조작’ 김경수, “도민에 의무 다하게 해달라” 보석 요청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19일 1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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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1차 공판과 보석심문 진행해
김경수 "1심, 무조건 유죄식 판결했다"
특검 "도지사라며 석방 요청은 특혜"
法, 4월11일 2차 공판 후에 보석 결정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법정 구속된 김경수(52) 경남도지사가 구속 48일만에 항소심 공판에 출석해 “경남 도민에 의무 다하게 해달라”며 보석을 요청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는 19일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은 김 지사가 청구한 보석 심문도 함께 진행됐다.

김 지사는 재판이 시작되고 오전 10시32분께 수의가 아닌 정장을 입은채 입정해 방청석을 가득 채운 지지자들을 향해 고개숙여 인사했다. 피고인석에 착석한 김 지사는 변호인들과 얘기하며 여유로운 표정을 보였다.

의견 진술 기회를 얻은 김 지사는“항소심으로 뒤집힌 진실을 얼마든지 뒤집을 기회가 있겠지만, 법정 구속으로 발생한 도정 공백이 도민들과 경남의 민생에 바로 연결된 것에 안타까움이 크다”면서 “경남 도민들에 대한 의무와 도리를 다하도록 도와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석방을 요청했다.

이어 “저는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 지금까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특검을 도입하자는 주장도 제가 가장 먼저 요청했고, 조사 과정에서도 특검의 요구는 어떤 것도 다 수용했다. 1심 과정에서도 도정과 병행하며 법적 절차에 충실히 임했다”고 호소했다.

1심의 유죄 판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지사는 “저는 지금도 1심 판결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드루킹 김모(50)씨와 핵심 증인들이 서로 말을 맞추고 허위진술이 재판에서 드러났는데 1심은 이를 애써 무시하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심은 이래도 유죄, 저래도 유죄라는 식으로 판결했다”면서 “지난 재판 과정에서 1심 재판부를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제게 1차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항소심에서 1심이 오해한 크고 작은 사실들 중 무엇이 진실인지를 하나하나 밝혀 뒤집힌 진실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또 “저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모시고, 정권교체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모시며 이런 저런 요청에 대해 두분을 대신해 성심 성의껏 대하는 것을 의무로 생각했다”며 “김씨는 이런 제 선의를 자신 조직의 허황된 목표에 악용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 측 변호인도 “수사기관과 1심 재판 동안에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전혀 나타나지 않은 김 지사에게 구속하지 않으면 어떤 증거인멸이나 도주 가능성이 있다는 건지 근본적 의문이 있다”면서 “경남도지사의 일정은 모두 공개된 것이라 김 지사가 업무에 복귀한다고 해도 사건 관계인을 만날 우려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은 “김 지사는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들은 모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비난하고 있고, 수사과정에서 문제될 수 있는 자신의 휴대전화 비밀대화방 메시지를 자동삭제한 전력도 있다”며 “도지사라는 이유로 석방을 요청하는 것은 오히려 특혜를 달라는 요청이며 1심 선고 후 현재까지 사정변경이 없다”고 보석 불허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보석에 대한 세밀한 검토를 해야하고, 방대한 증거기록을 검토해야 하며 증거 채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보석허가 여부를 다음달 11일 진행되는 2차 공판 후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김 지사 측이 이전에 결정을 요청하면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는 지난 2016년 12월4일부터 지난해 2월1일까지 드루킹 일당이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기사 7만6000여개에 달린 글 118만8800여개의 공감·비공감 신호 8840만1200여회를 조작하는데 공모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지난 1월30일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컴퓨터 등 업무방해 혐의에는 징역 2년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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