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20대男 文정부 지지율 하락, 前정부서 교육 제대로 못받았기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2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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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20, 30대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민주주의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20대 청년을 모욕한 망언”이라며 설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설 의원은 21일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20대 남성층에서 여성보다 더 낮은 이유가 무엇인가’란 질문에 “젠더 갈등 충돌도 작용했을 수 있고 기본적으로 교육의 문제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분(20대)들이 학교 교육을 받았을 때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다. ‘그때 제대로 된 교육이 됐을까’ 이런 생각을 먼저 한다”며 “결론은 교육의 문제점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설 의원은 “저는 민주주의 교육을 잘 받은 세대였다고 본다. 민주주의가 중요한 우리 가치고 민주주의로 대한민국이 앞으로 가야한다는 교육을 정확히 받았다”고 덧붙였다. 설 의원은 1970년대 유신 반대 시위 등으로 대학에서 제적되고 투옥된 운동권 출신이다.

설 의원은 이같은 발언이 논란이 되자 22일 세종시 예산정책협의회 후 기자들을 만나 “인간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건 아마 교육이 제일 클 것”이라며 “이게 기사거리인가, 그렇게 한가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 지금 연세가 많은 분들은 민주주의 교육을 정확히 받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박정희 (전 대통령) 같은 경우 민주주의와 전혀 상관 없이 자라온 사람 아니냐”고 해 노인 폄훼 논란이 될만한 발언도 덧붙였다. 설 의원은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교육환경이 달랐기 때문에 (20대가) 독특한 판단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당 입장에서) 검토,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장능인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과거 일부 인사의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국개론, 국민 개·돼지 발언을 능가하는 역대급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본인이 속한 진영에 대해 지지를 보내지 않으면 바로 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은 멍청이가 된다는 건가”라며 “설 최고위원은 본인의 잘못을 즉각 인정하고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김형구 수석부대변인도 “국민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 나왔다. 청년 실업 등으로 인한 20대 지지율 하락에 대한 반성과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되지도 않는 말장난에 소가 웃을 일”이라고 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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