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일보 가짜 기고로 엄청난 망신살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21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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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쉬플리 전 뉴질랜드 총리 - 라디오뉴질랜드 홈피 갈무리
제니 쉬플리 전 뉴질랜드 총리 - 라디오뉴질랜드 홈피 갈무리
중국 인민일보가 뉴질랜드 전총리의 이름을 도용,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배울 필요가 있다”는 칼럼을 실어 물의를 빚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보도했다.

인민일보는 최근 영문판에 친중파로 알려진 제니 쉬플리 뉴질랜드 전총리의 이름으로 문제의 칼럼을 실었다. 그러나 쉬플리 전총리는 “자신은 그런 글을 쓴 적이 없다”고 밝혔다.

문제의 칼럼은 중국의 일대일로를 우리가 들어본 것 중 가장 위대한 아이디어라고 격찬하는 등 중국 지도부를 찬양하며 뉴질랜드도 중국으로부터 배워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쉬플리 전총리가 자신은 이런 글을 쓴 적이 없다고 밝히자 인민일보는 20일 쉬플리 전총리와 2018년 인터뷰 한 것을 바탕으로 인민일보가 글을 작성했다고 해명했다.

인민일보가 이같은 편집을 한 것은 현 총리인 제신다 아덴이 화웨이 보이콧에 동참하는 등 친미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총리는 친중파인데 현총리는 반중파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뉴질랜드 정치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뉴질랜드의 외무장관인 윈스턴 피터스는 “인민일보의 누군가가 전총리의 이름을 빌어 뉴질랜드를 분열에 빠트리려 하고 있다”며 인민일보를 맹비난했다. 그는 “해당 사설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질랜드는 지난 20년간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지원했으며, 2008년에는 서방 국가 중 처음으로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기도 했다.

중국이 뉴질랜드의 큰 손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뉴질랜드의 양모를 대량 수입해줄 뿐만 아니라 많은 관광객을 보내고 있다. 또 부동산 투자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반화웨이 캠페인을 펼치면서 중국과의 관계에서 파열음이 시작됐다. 뉴질랜드는 당초 미국의 요구로 화웨이 장비 배제를 선언했으나 최근 들어 중국의 압력이 강화되자 이를 번복했다.

한편 쉬플리 전총리는 현재 중국건설은행 뉴질랜드 지점의 회장을 맡고 있는 등 대표적 친중파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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