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격차 ‘역대 최악’…실제 쓸 수 있는 돈 최대 5.47배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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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21일 1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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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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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10~12월) 저소득층의 소득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고소득층의 소득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저소득층에 실업의 고통이 집중되면서 소득 상, 하위층의 격차는 4분기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이 벌어졌다.

통계청이 21일 내놓은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소득은 123만8000원으로 2017년 4분기보다 17.7% 감소했다. 이 같은 소득 감소 폭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큰 것이다.

1분위 소득이 크게 줄어든 것은 근로소득이 1년 만에 36.8%나 줄었기 때문이다. 이런 근로소득 감소 폭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이다. 통계청은 지난해 임시직과 일용직 등 취약계층이 많이 취직하는 분야에서 고용 사정이 좋지 않았던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금과 수당 같은 공적이전 소득이 늘었지만 전체 수입의 3분의 1이 넘는 근로소득이 줄어든 충격을 완화하기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1분위 가구의 취업자 수는 2017년 4분기만 해도 0.81명이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0.64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1분위 가구주의 55.7%는 무직상태로 1년 전의 무직비율(43.6%)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상위 20% 소득층인 5분위의 가구소득은 지난해 4분기 10.4% 늘었다. 작년 3분기의 소득 증가율(8.8%)보다 1.6%포인트 증가 폭이 커진 것이다. 5분위 가구원들은 상용직 신규 일자리에 비교적 많이 취업한 데다 임금 인상의 효과를 많이 누린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5분위의 처분가능소득(세금 등을 빼고 실제 쓸 수 있는 돈)은 1분위의 5.47배였다. 이 같은 4분기 소득격차는 2003년 이후 가장 큰 것이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정부의 정책효과가 확대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되는 정도가 정부의 소득분배 개선 정책효과를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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