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남자’ 양정철 돌아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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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민주정책연구원장직 제안받아… 靑-친문인사들 “이제 나설때” 설득
양정철, 도쿄 머물며 최종결심 앞둬… 복귀땐 내년 총선서 역할할 듯
일각 “총선 직접 출마해야” 의견도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사진)의 정치권 복귀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돌아온다면 2년 만이다. 무대는 청와대가 아닌 더불어민주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20일 “양 전 비서관이 민주정책연구원장 자리를 제안받고 막판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양 전 비서관은 한 달 가까이 수락 여부를 고심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물론이고 여당 핵심 인사들과 친문(친문재인) 진영은 “이제는 나설 때가 됐다”며 설득하고 있어 복귀는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정치 입문 때부터 곁을 지킨 양 전 비서관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대선 캠프의 핵심인 ‘광흥창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뒤 “부담을 주기 싫다”며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미국 일본 뉴질랜드 등을 오가며 지내왔다.

이 때문에 인사 철마다 청와대에서는 “양 전 비서관이 돌아올 때”라는 의견과 “아직은 아니다”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 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집권 3년 차를 맞고, 정권 후반부의 성패가 달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양 전 비서관 복귀론이 커졌다. 한 친문 인사는 “양 전 비서관이 정부에서 공직을 맡는 것은 청와대에도, 본인에게도 부담이다.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면서 복귀할 수 있는 자리는 민주정책연구원장이 최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권 핵심 관계자는 “대선 승리 경험 등을 토대로 총선 승리에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과,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 당으로 복귀했을 때의 부담감 사이에서 양 전 비서관이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여당의 총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문재인 정부를 위한 길이라는 주장 쪽으로 다소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 양 전 비서관은 현재 일본 도쿄에 머물며 최종 결심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비서관이 돌아오면 내년 총선을 앞둔 당청의 ‘총력 체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 공식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은 주요 정책 어젠다 발굴, 여론 동향 파악 등을 맡는 곳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정책연구원은 원장의 능력에 따라 상당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며 “여기에 양 전 비서관은 2016년 총선 당시 외부 인사 영입을 주도한 만큼 내년 총선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양 전 비서관이 집권 뒤 이뤄진 일부 인사와 정책에서 일종의 답답함을 갖고 있다. 그 나름대로 새로운 역할을 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에게 민주정책연구원장을 맡기겠다는 구상에 대해 민주당 이해찬 대표 측과 청와대는 미리 교감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당 의원은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구속됐고, 임 전 실장은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해야 한다”며 “청와대 밖에서 문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하게 읽고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은 양 전 비서관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양 전 비서관이 당의 총선 체제 구축에 앞장선 뒤 내년 총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양 전 비서관은 “다시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2년 총선에 도전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패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1기 임 전 실장, 2기 노영민 실장에 이어 양 전 비서관이 어떤 식으로든 청와대 비서실을 주도하며 마무리해야 한다고 보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양정철#총선#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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