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진, 이명희 폭언 녹취파일에 “트라우마 되살아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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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19일 2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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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 사진=동아일보DB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 사진=동아일보DB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갑질’ 정황이 공개된 가운데, 2014년 발생한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은 “트라우마가 되살아나는 그런 고통의 순간”이라며 심경을 전했다.

앞서 JTBC 뉴스룸은 18일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필리핀 출신의 가사도우미에게 갑질하는 정황을 담은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매체가 공개한 녹취파일을 들어보면 이 전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가사도우미가 자신의 옷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내뱉는다. 이 여성은 가사도우미에게 “씨X, 거지 같은 X, 죽어라 거지 같은 X” “무릎 꿇어” “이런 X이 다 있어, 죽어”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모욕적인 언사도 일삼는다.

JTBC는 ‘땅콩 회항’ 사건을 일으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이혼소송 중인 남편 박모 씨와 인터뷰를 공개하며 조 전 부사장 또한 가사도우미를 상대로 갑질 했다고 보도했다. 박모 씨의 증언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가사도우미에게 유리제품을 던진 뒤 ‘너 때문에 화가 나서 깼으니 네 월급에서 빼겠다’는 식으로 말했다.

해당 보도를 본 박 지부장은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날 본 악마가 더 역한 모습이 되어 기억을 되살아나게 한다”며 고통의 순간이라고 적었다.

이어 “사실(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갑질)이 알려지고 난 이후 나에게는 고통만이 남았다”면서 “그들이 득세하는 세상”이라고 하소연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출발하려는 대한항공 여객기 내에서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아 박 지부장(당시 사무장)과 승무원을 폭행하고 항공기 항로를 변경해 정상 운항을 방해한 혐의로 2015년 1월에 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조 전 부사장의 동생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지난해 4월 ‘물벼락 갑질’ 파문을 일으켰지만, 폭행과 특수폭행 등 혐의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 처분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현재 이 전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 국적기와 소속 직원을 동원해 외국 명품을 밀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이 전 이사장은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및 운전기사 폭행 등의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한편, 박 지부장은 대한항공에 복귀한 후 조직 내에서 각종 차별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뒤통수에 생긴 종양 수술 소식을 전했고, 최근에는 사측이 부당한 비행 일정을 부여해 7일 넘게 비행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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