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정부, 결국 화웨이 손들어 줬다…‘장비 배제 촉구’ 美, 궁지에 몰려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18일 1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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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정부 “화웨이 리스크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 결론

화웨이 홈피 갈무리
화웨이 홈피 갈무리
영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품의 보안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동맹국에게 화웨이 장비 배제를 촉구하고 있는 미국의 노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 영국 ‘파이브 아이스’의 일원, 미국 큰 타격 : 특히 영국은 미국과 주요 정보를 교환하는 이른 바 ‘파이브 아이스(Five Eyes,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일원이기 때문에 미국을 더욱 당황케 할 전망이다.

FT는 논의에 정통한 2명의 소식통을 인용,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는 차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에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더라도 보안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로버트 해닝언 - 구글 갈무리
로버트 해닝언 - 구글 갈무리
이같은 결정은 5G 장비 도입시 화웨이 제품을 배제하라고 동맹국들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의 노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미국은 화웨이가 스파이웨어를 심는 방법으로 해당국의 정보를 빼가고 있다며 각국에게 화웨이 장비를 배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영국은 미국과 중요 정보를 공유하는 ‘파이브 아이즈’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영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유럽의 다른 나라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안보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 다른 나라들도 이 예방책을 채택해 중국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고 국민과 미국을 설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미국과 영국 마찰 불가피 : 이에 따라 영국과 미국의 마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파이브 아이스에 속해 있는 호주와 뉴질랜드는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동유럽을 순방하며 “만약 화웨이 장비가 미국의 중요한 시스템이 있는 곳에 배치돼 있을 경우 미국은 그런 나라와 협력 관계를 맺기 어렵다”고 화웨이 배제를 압박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지난 1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 콘퍼런스’에서 “화웨이는 중국 정부와 데이터를 공유하기 때문에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하면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 전 英정보기관 간부 ”화웨이 배제는 무식한 짓“ : 영국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전 영국 정부통신본부(GCHQ)의 수장이었던 로버트 해닝언이 지난 13일 FT에 한 기고에서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하는 것은 5G의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한 무식의 소치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는 2014년~2017년까지 이 기관의 수장을 맡았다. GCHQ는 신호 정보를 담당하는 영국의 정보기관이다. 영국 정부와 군대의 정보 보증을 담당하는 보안 기관의 역할도 수행한다.

그는 기고에서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하는 것은 비효율적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정보기관이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할 때는 화웨이 같은 회사의 협조도 필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더 나아가 국적을 이유로 화웨이를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에서 중국 기술을 쓰는 것에 대해 히스테리컬한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영국 정보기관은 중국이 화웨이를 통해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한 증거를 잡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은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의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에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할 것이라는 막연한 의구심으로 화웨이를 공격하고 있지만 이 또한 순진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논리대로라면 중국 기업은 모두 중국 공산당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세계는 중국계 기업과 비즈니스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서방은 중국을 ‘왕따’ 시키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중국이 새로운 기술대국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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