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내부 “북-미 핵동결땐 남한만 핵인질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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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南겨냥 핵탄두 기술은 안정적, 추가회담 해서라도 모든핵 없애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19.02.14. © News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19.02.14. © News1
북-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미 정부를 중심으로 북한 비핵화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는 듯한 발언이 잇따르면서 군 내부에선 미국이 핵폐기에서 핵동결로 정책 방향을 트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17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식으로든 성과를 거두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타격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및 양산 중단, ICBM에 장착할 핵무기 고도화 중단 수준에서 북한과 타협할 것이 가장 우려된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이 ICBM과 ICBM 탑재용 핵무기 폐기, 관련 실험 중단으로 협상 목표를 낮출 경우 최대 피해자는 한국과 일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북한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은 1000여 기. 이 중 800기 안팎이 한국 및 일본 겨냥용인 스커드 계열(사거리 300∼1000km) 및 노동미사일(1300km)로 추정된다. 북한이 2016∼2017년 집중적인 신형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 화성-15형까지 개발하는 등 미사일 다종화에 성공한 것과 별개로 남한 겨냥용 미사일이 여전히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것. 군 당국은 북한이 ICBM 탑재용 핵탄두 기술은 아직 다 갖추지 못한 반면 남한 겨냥용 미사일에 장착할 핵탄두 기술은 안정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핵동결로 마무리될 경우 한국은 북한의 확실한 ‘핵 인질’이 될 것”이라며 “우선 ‘핵동결’로 타협할 수밖에 없다면 3차, 4차 북-미 정상회담을 해서라도 반드시 모든 핵의 폐기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정상회담#트럼프#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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