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카타르 ‘침대 축구’… 시비 걸어도 말려들지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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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밤 벤투호와 8강 대결… 이라크전서도 유감없이 보여줘
2014 월드컵 예선 한국전에선 틈만 나면 트집, 시간끌기 작전
세대교체로 평균 25세 젊지만 7골 알리 등 공격라인 매서워

한국 축구에 또 ‘침대 축구’ 경계령이 발령됐다.

흔히 침대 축구는 경기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어느 한 팀 선수들이 일부러 아픈 척을 하며 경기장에 드러눕거나 반칙을 유도해 시간을 끄는 행태를 말한다. 과거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주로 중동 국가를 상대할 때 자주 접했던 모습이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심판진이 침대 축구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교묘한 시간 끌기는 상대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

이미 22일 바레인과의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이를 경험하며 고생했던 한국은 25일 오후 10시 열리는 8강전에서 또 다른 중동팀 카타르를 만난다. 카타르도 침대 축구로 악명이 높은 팀. 한국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 때 카타르를 만나 분통 터지는 경험을 했다. 당시 카타르 선수들은 걸핏하면 그라운드에 쓰러지고, 또 틈틈이 한국 선수들에게 시비를 걸며 시간을 끌었다. 한국은 후반 막판에 터진 손흥민의 결승골로 2-1로 이겼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카타르는 23일 이라크와의 16강전(카타르 1-0 승)에서 이 버릇을 다시 보여줬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카타르 선수들의 행동을 무시하고 경기에만 집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경계할 것은 침대 축구만이 아니다. 카타르는 전력도 만만치 않다. 카타르는 2022년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앞두고 이번에 평균 나이 25세의 어린 선수들을 주축으로 세대교체를 감행했다. 평균 나이로만 치면 베트남(23세)에 이어 8강 진출국 중 두 번째로 젊은 팀이다. 공격력도 좋다. E조 조별리그와 16강까지 4전승이고 11득점에 실점이 없었다. 7골을 터뜨리며 대회 득점왕을 노리는 알모에즈 알리(사진)가 이끄는 공격진의 파괴력이 좋다. 알리와 함께 공격을 이끄는 테크니션 아크람 아피프의 기술도 훌륭하다. 경험이 풍부한 하산 알 하이도스가 젊은 팀 동료들을 잘 컨트롤해 주고 있다.

한국으로선 선제골을 내준다면 카타르의 침대 축구에 질질 끌려 다닐 수도 있다. 한국은 대회 전부터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지고 있고, 기존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손흥민도 바레인전에서 약간은 방전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연장까지 120분을 소화한 반면 카타르는 90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은 “관중은 축구를 보러 경기장에 온다. 팬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축구를 하면서 이기려고 해야 한다”며 정면승부로 침대 축구를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한국이 2-1로 앞서던 바레인과의 16강전 연장 후반 이용(전북)이 쓰러져 의무팀이 달려 들어가려 하자 이를 제지한 뒤 “빨리 일어나라”고 주문했다.
 
두바이=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019 아시안컵#카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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