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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김유영]유튜브에 나온 일자리 수석… 디지털 소통의 ‘닫힌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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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김유영]유튜브에 나온 일자리 수석… 디지털 소통의 ‘닫힌 메아리’

김유영 디지털뉴스팀 차장 입력 2019-01-24 03:00수정 2019-01-2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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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영 디지털뉴스팀 차장
최근의 고용 참사를 의식해서일까. 정태호 대통령일자리수석비서관이 직접 나섰다. ‘현 정권의 어용지식인’을 자처해온 친여(親與) 인사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 최근 출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짜뉴스에 적극 대응하고 정책 홍보에 유튜브를 활용하라고 지시한 직후였다. 정 수석은 자신의 출연 이유에 대해 “대통령과 이심전심이 아니었을까”라고 설명했다.

그는 1시간여 이어진 대담의 상당 부분을 지난해 고용 성적표가 참사로 비칠 수밖에 없는 여건을 설명하는 데에 할애했다. 해당 회차 제목은 ‘전지적 일자리 시점’이었지만, 해명에 가까웠다. 경제성장률 하락과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취업자 수 증가폭이 감소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고용 참사를 성장률 하락과 인구 탓으로 돌리기에는 일자리 수 감소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노동경제학자들의 비판을 말끔하게 해소해 주지는 못했다.

그의 출연은 그 유튜브 방송에서의 반응만 보면 ‘성공’이었다. 5000건 넘게 달린 댓글 내용의 상당수는 칭찬과 응원 일색이었다. “1시간 넘게 모두 시청하고 갑니다. 이렇게 화면으로 만나 뵙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등등. ‘광고 건너뛰기’를 하지 말자는 운동마저 있었다. 광고를 끝까지 봐야 광고 수익이 나오고 그래야 이 유튜브 방송을 재정적으로도 후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식의 디지털 소통이 과연 성공적인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20년 가까이 공공 커뮤니케이션을 해온 한 인사는 “디지털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뉴미디어 소통이 만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튜브 특성상 이용자들에게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행태를 키울 수 있는 데다 출연자 역시 ‘하고 싶은 얘기’만 하고 갈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에코 체임버(echo chamber·메아리를 만들어 내는 방) 효과’를 우려하는 것이다. 같은 성향의 사람끼리만 모여 있는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서 남의 소리는 안 들리고, 자신들의 이야기만 증폭돼 진리나 진실인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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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대통령 말 한마디에 청와대뿐만 아니라 각 정부 부처들은 디지털 소통 방안을 다시 수립하기 위해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때에도 정부 부처들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후 13개 정부 주요 부처들은 지난해 이미 카드뉴스나 웹툰, 동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고 SNS 관리 등을 위해 3명씩의 민간 전문가까지 채용했다. 정부 부처의 한 대변인실 관계자는 “디지털소통팀을 보강한 지 1년도 안 돼서 다시 디지털 소통을 강화하라니 무엇을 어떻게 더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지지자들과의 디지털 소통에만 만족하고, 일자리 창출의 직·간접적인 이해관계 당사자인 기업과 노조, 취업준비생, 은퇴자 등의 생생한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는다면 내년 이맘때 정부의 누군가가 또 고용 참사에 대한 해명을 늘어놔야 할는지도 모른다.

현재 중국 경제가 감속(減速)기에 들어섰고 미국 등 각국과의 통상 마찰 우려도 여전하다. 국내 투자 전망도 어둡다. 이럴 때일수록 껄끄러운 상대와의 험한 오프라인 대면 소통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디지털 소통도 자기들끼리만 나누면 무엇보다 폐쇄적일 수 있다는 사실도 잊지 않기를 바란다.
 
김유영 디지털뉴스팀 차장 abc@donga.com
#정태호#대통령일자리수석비서관#고용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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