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 박소연 대표 “인도적 안락사였다…소통 부족 사죄”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19일 10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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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한 동물들을 무분별하게 안락사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그야말로 인도적 안락사였다”고 입장을 전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강남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케어의 동물관리국장으로 일해온 A씨가 박 대표 지시에 따라 케어가 지난 4년 동안 보호 중이던 동물 200여마리를 안락사했다고 폭로한 지 8일 만이다.

박 대표는 “케어가 그동안 해왔던 일부 동물의 안락사는 지자체 보호소에서 매일같이 행해지는 대량 살처분과 달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케어가 집단 구조한 동물들이 있던 곳은 개 도살장이었다. 구하지 않으면 도살당했을 것”이라며 “그 중 20%를 고통 없이 보내주는 건 동물권단체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 의혹 해소에 협조하겠다”며 “소통 부족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을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울먹였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 등은 지난 18일 박 대표를 사기·횡령·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직접 안락사를 진행하거나 자연사한 동물을 암매장했다는 의혹을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자연사한 큰 동물들의 사체를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한 마리는 처리 업체에서 데리고 가지 않는다”며 “냉동고가 없거나 고장 나서 쓰지 못하던 시절, 사체가 나왔을 때 부지 안에다 묻은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동물들이 외부 수의사를 너무 무서워하니 수의사가 안 오겠다고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수의사를 오게 하기 어려운 경우 저와 외부 동물구조관리협회 관계자가 와서 안락사 시켰다”며 “당시 수의사만 안락사해야 한다는 법이 없었기 때문에 처벌받은 적은 없다. ‘내가 하니까 애들(동물)이 훨씬 더 공포스럽지 않게 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마취도 하지 않고 고통스럽게 죽도록 했다는 의혹은 강력 부인했다.

그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 최대한 구조하고 최소한의 고통으로 보내주기 위해 좋은 약을 쓰는 것이 최선이었다”며 “그 원칙을 지키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안락사를 없애야 할 이유가 분명해졌다. 도살을 없애야 하는 중요 과제가 주어졌다”며 “개, 고양이 도살 금지가 법제화되도록 많은 분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 대표는 언론에 공개된 자신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짜깁기된 것이며 맥락을 살펴보면 ‘도살로 고통받기보다 편히 안락사를 시켜주자’는 의미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남양주 개농장 철장에 발이 껴서 죽은 개를 거론하며 박 대표가 “살아서 뭐해”라고 쓴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박 대표가 개의 생명을 경시했다는 비난이 일었다.

이날 박 대표가 공개한 해당 대화의 앞 부분에는 “너무 불쌍하네요. 아 진짜 다 보내줬으면 좋겠다”라는 메시지가 있다.

아울러 박 대표는 건강이 좋지 않은 개의 안락사를 공론화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가 케어의 한 팀장에게 “그리고 우리도 아픈 아이 안락사는 이제 공식적으로 원칙을 정해 이해시켜야 한다”고 보낸 메시지가 근거로 제시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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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빌딩에서 구조동물 비밀 안락사 파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며 개 도살 관련 영상을 보는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9.1.19/뉴스1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빌딩에서 구조동물 비밀 안락사 파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며 개 도살 관련 영상을 보는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9.1.1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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