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독수공방 수컷개구리, 발렌타인데이에 소개팅한다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17일 1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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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 세후엔카스 물개구리 수컷 짝짓기 예정

10년동안 짝이 없어서 박물관에서 독수공방해온 세후엔카스(Sehuencas) 물개구리 수컷이 우여곡절 끝에 같은 종 암컷 개구리와 다음 달 밸런타인데이에 소개팅을 한다고 CNN 등 외신들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1살로 추정되는 이 개구리는 ‘로미오’라는 이름을 갖고 있으며 별칭은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개구리’다. 세후엔카스 물개구리의 마지막 개체로 여겨졌던 그는 지난해 환경보호론자들이 짝찾기 사이트인 매치닷컴(Match.com)에 프로필을 올린 후 유명해졌다.

그 후 그의 외로움을 안타까워한 이들이 기금을 모으고 과학자들이 같은 종 개체를 구하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지난달 볼리비아의 운무림(구름이 많은 장소에 발생하는 산림)에서 암컷을 발견했다.

‘줄리엣’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암컷 개구리는 개구리에 치명적인 위험한 곰팡이균 유무를 검사하느라 현재 격리 중이지만 밸런타인데이(2월14일)에 맞춰 로미오와 합방할 예정이다.

로미오가 있는 볼리비아의 알시드 도르비니 자연사박물관은 세계야생동물보호단체(GWC)와 함께 로미오의 짝을 찾을 기금 모집에 성공하면서 암컷 개구리 찾기에 본격 나섰다.

지난달 오랜 개구리 탐사로 지쳐 있던 과학자들은 물가에서 한 개구리가 뛰는 것을 보고 다시 힘을 내어 운무림 속으로 더 들어갔다. 그후 오렌지색 배를 가진 같은 종 개구리를 발견하고는 뛸듯이 기뻐했지만 곧 실망으로 이어졌다. 수컷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힘을 내어 다음 날 다시 온 과학자들은 결국 암컷 두 마리와 수컷 두 마리를 더 발견했다. 그리고 암컷 중 하나가 번식 적령기라 줄리엣으로 낙점되었다.

자연사 박물관 측은 “줄리엣은 눈이 아름답다”면서 둘의 만남을 기대하면서도 둘이 서로 성격이 맞지 않을까봐 우려하고 있다. 로미오는 수줍음을 잘 타고 수영도 많이 하지 않으며 다소 과체중인데 반해 줄리엣은 외향적이고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이다. 줄리엣은 이미 수조를 탈출하려고 몇번이나 시도했다.

박물관 측은 로미오를 운동시키기 위해 약간의 ‘전기’를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둘의 만남이 잘 성사되지 않을 경우 새로 발견된 어린 개구리들이나 체외수정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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