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더러운 사건이 오지” “딱 1분만 말해”…‘불량 판사들’ 발언 보니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16일 1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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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법관 “일부 자백하면 나머지 선처해줄게”
유성욱·김배현 판사 등 21명은 ‘우수법관’에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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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에게 막말하거나 재판을 불공정하게 진행하는 ‘불량판사들’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직무대행 염용표)는 2018년도 법관평가를 진행한 결과, 10명 이상의 서울변회 회원으로부터 평가를 받은 법관 중 5명이 하위법관에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서울변회에 따르면 하위법관에 선정된 A법관은 증인신청 때 “5분을 초과하면 녹음기를 꺼버리겠다”라고 했고, “어젯밤 한숨도 못 자서 너무 피곤하니 불필요한 말은 말라”는 말까지 했다.

B법관은 “왜 이렇게 더러운 사건들이 오지” 등 고압적인 말투와 변호인의 증거신청에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고 서울변회는 설명했다.

또 변론시간을 1분으로 한정하고 1분이 지날 경우 발언을 강제로 중단한 판사가 있는가 하면, 한 판사는 피고인이 무죄를 주장하자 “내가 오늘 구속영장을 써 왔는데 한 번 더 기회를 줄 테니 잘 생각해보라”라는 협박성 발언을 했다.

공개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공소 제기된 여러 개의 범죄사실 중 일부를 자백하면 나머지 부분을 선처할 수 있다고 재판거래를 하는 듯한 발언을 한 판사의 사례도 이번 조사에 포함됐다.

하위법관 5인의 평균점수는 58.14점(100점 만점)으로 집계됐고, 최하위 법관의 평균점수는 51.23점에 그쳤다. 5명 가운데 3명은 과거에도 하위법관으로 선정됐다.

서울변회는 “하위법관으로 선정되면 각 법원을 통해 본인에게 통지가 가는데 지적받은 사항을 고치지 않아 재선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반면 유성욱 서울서부지법 판사(43·35기)와 김배현 서울중앙지법 판사(33·사법연수원 41기)는 평균 100점을 받아 우수법관으로 선정됐다.

서울고법 신숙희(56·25기)·이영창(54·28기)·진현민(45·28기)·김승주(46·29기)·박지연(45·33기) 판사, 서울중앙지법 김종호 형사수석판사(52·21기)와 최진곤 판사(51·33기), 서울서부지법 주한길(55·24기)·곽형섭(45·33기)·황인성(42·33기) 판사도 우수법관에 선정됐다.

아울러 의정부지법 서영호(43·35기)·권기백(45·37기) 판사, 수원지법 송승우 부장판사(45·30기)와 이승훈 판사(37·39기), 인천지법 정원석(45·37기)·심현주(39·37기) 판사, 정승원 대구가정법원 부장판사(55·20기), 황성욱 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 판사(41·35기), 나상훈 특허법원 판사(50·34기) 등 총 21명이 우수법관에 뽑혔다.

이들은 경청하는 태도, 공정한 판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 당사자에 대한 충분한 배려, 소송지휘권의 적절한 행사, 충분한 변론 및 입증기회 부여, 합리적이고 신속한 진행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 영장전담판사는 피의자에게 범행동기나 이유, 정황을 꼼꼼하게 질문하고 피의자가 횡설수설해도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요한 증인신문일을 간과해 1시간 이상 재판이 지연됐는데도 오히려 당황하는 피고인과 변호사를 달래주면서 검사와 증인들에게 양해를 구한 판사도 있었다.

이번 법관평가는 지난해 서울변회 회원이 수행한 재판을 담당한 법관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회원 2132명이 참여해 역대 최대치인 1만8779건의 평가표를 제출했다.

5명 이상의 변호사로부터 유효 평가된 법관 1111명의 평균점수는 80.22점으로 80.08점을 기록한 2017년도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번 평가결과는 법원행정처에 전달되며 우수법관 또는 하위법관으로 선정된 법관 이름 등은 소속 법원장과 해당 법관에게 개별적으로 우편 통지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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