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두만강 철교 올라 ‘대륙의 꿈’ 다져”…철도조사 뒷얘기

  • 뉴스1
  • 입력 2018년 12월 18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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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공동조사단 관계자 “4.5km 터널 함께 걸으며 친밀해져”
北 ‘무릎 높이’ 쌓인 눈 제설 등 편의 제공

남북 철도 공동조사단이 두만강 철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남북 철도 공동조사단이 두만강 철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진행된 남북 철도 공동조사는 남북의 철도 인력이 업무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교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공동조사에 참여한 관계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은 남북이 같이 압록강 철교(북중 우의교)와 두만강 철교에 섰을 때”라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두만강 철교는 중국과 러시아, 한반도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지역”이라며 “일반 사람들은 걸어갈 수 없는 지역이라 북측 관계자들도 처음 와봤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경계에서 철도가 앞으로 대륙으로 향하게 될 이야기를 나누며 꿈과 의지를 다질 수 있었다”라며 “중국 접경지를 통해 두만강을 본 적은 있지만 한반도 땅을 통해 간 것은 처음이라 굉장히 감회가 남달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나진의 명호역에 도착했을 때 바닷가에서 일출을 볼 수 있었는데 남북의 조사단원들이 나란히 서서 일출을 보면서 ‘남북의 철도 연결과 현대화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는 덕담을 나누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남북 철도 공동조사단이 눈이 쌓인 북측 피자령 터널을 살펴보고 있다. (통일부 제공)
남북 철도 공동조사단이 눈이 쌓인 북측 피자령 터널을 살펴보고 있다. (통일부 제공)
남북 공동조사단원들은 동해선 공동조사 기간 동안 하나로 연결된 남측 6량, 북측 5량의 열차에서 열흘 간 숙식하며 조사를 진행했다. 자연스럽게 공동조사 기간 동안 친밀감, 유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동해안 구간에 긴 터널이 유독 많았다”라며 “가장 긴 터널인 ‘광주령 차굴’은 4531m인데, 남북 조사단원들이 함께 이 터널을 한 시간 반 동안 걸으면서 개인적인 이야기도 나누고 남북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할 수 있었다. 참 기억이 나는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북측 조사단원과 철도 관계자들은 폭설이 내린 날에도 사전에 제설 작업을 완료해 놓는 등 이번 공동조사에 ‘협조적’으로 임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는 “기온도 영하 16도까지 내려가고 무릎이 빠질 정도까지 눈이 온 날이 있었다”라며 “북측 인원들이 다리나 철도에 쌓인 눈을 사전에 다 치우고, 먼저 걸으면서 발자국을 내서 저희가 따라오도록 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개인적으로 이번 공동조사에서 가장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부분은 남북이 함께 열차를 타고 장시간 동행했기 때문에 철도 관련 전문가 간 협의뿐 아니라 당국 간에도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잘 접할 수 없었던 개인적 부분까지도 공유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굉장히 많은 공감대와 친밀감이 형성된 시간이었다”라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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