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9일째 손학규 “선거제 개편에 몸 바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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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5당 원내대표는 논의 진전 없어
나경원 “권력구조 개헌과 동시 추진”


“전남 강진 만덕산에서 2년 전 하산할 때 주장했던 ‘제7공화국’의 시작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다. 선거제 개편은 합의제 민주주의를 위한 첫 번째 길이다.”

선거제도 개편을 주장하며 6일부터 9일째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농성 중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사진)는 14일 느리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역대 단식 정치인 가운데 최고령(71세)인 손 대표는 9일간 물과 소금만으로 25번의 끼니를 걸렀다. 혈압과 혈당 수치는 정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새 몸무게는 7kg이나 빠졌다.

이날 손 대표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촛불혁명으로 정권이 교체됐지만, 청와대가 모든 걸 틀어쥐고 있어 권력 균형을 못 잡는 죽은 의회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합의제 민주주의를 위한 선거제 개편에 몸을 바치겠다. 몸이 버티는 한 정자세로 꼿꼿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손 대표는 “대통령 임기 초에는 지지율이 80, 90%대로 높았지만 이제는 40%대”라며 “예산안 통과를 계기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의 연대가 깨졌다. 앞으로 협치를 하려면 우리한테 줄 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임시국회 소집 합의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임시국회 개회와 선거구제 개편 등 현안 논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윤소하, 민주평화당 장병완,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17일 임시국회 소집 합의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임시국회 개회와 선거구제 개편 등 현안 논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윤소하, 민주평화당 장병완,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여야의 선거제 협상은 답보 상태여서 ‘선 연동형 비례대표제 합의, 후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논의’를 주장하는 손 대표가 농성을 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오후 두 차례 만나 임시국회 소집과 선거제도 개편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를 17일에 소집하기로 한 것 외에 추가 합의는 보지 못했다. 특히 이날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선거구제 개편과 ‘원 포인트 권력구조 개헌’을 함께 논의한다면 적극 검토하겠다”며 개헌과의 연계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선거제 개편에 대한 여야 합의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손학규#단식#선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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