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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자를 위한 최초의 국제합의안 GCM 채택…오해와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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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자를 위한 최초의 국제합의안 GCM 채택…오해와 진실은?

위은지기자 입력 2018-12-14 18:14수정 2018-12-1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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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이주자의 날(12월 18일)을 약 일주일 앞둔 10일(현지 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정부간 회의에서 이주자를 위한 최초의 국제 합의안인 ‘안전하고, 질서있고 정규적인 이주를 위한 글로벌 콤팩트(Global Compact For Safe, Orderly and Regular Migration·GCM)’가 채택됐다. GCM은 전 세계 약 2억6000만명의 이주자가 안전하게 이주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공동협력 체계를 구축하자는 취지의 합의안이다. 이번 회의에서 한국을 포함한 유엔 회원국 164개국이 GCM에 동의했다.

GCM은 2016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난민과 이주자에 관한 뉴욕선언’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당시 총회에서 유엔 회원국들은 이주자 송출국, 수용국, 경유국 등 모든 당사국이 직면할 수 있는 이주 문제를 다각도에서 고려해 공동 합의문을 만들기로 약속했다.

뉴욕선언 채택 이후 약 18개월간 정부 간 협상을 거쳐 올해 7월 완성된 GCM은 23개의 공동목표를 담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분쟁, 자연재해 등 본국을 떠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부정적인 이주의 원인과 구조적 요인 최소화 △이주자 밀입국 알선 방지 위한 공동 노력 강화 △실증적 근거에 기반한 이주 정책 형성 위한 데이터 수집 등이 있다.

GCM 협상 과정에서 이탈한 국가들도 있다. 오스트리아, 체코 등 일부 동유럽 국가와 미국, 호주 등 10여개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GCM이) 이민법을 시행하고 국경을 보호하는 것과 관련한 미국의 주권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가장 먼저 불참 의사를 밝혔다. 다른 불참 국가들도 비슷한 이유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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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GCM은 전문에 명시된 것처럼 ‘법적 구속력 없는 협력체계’다. 법적 구속력을 갖는 정부간 협정(agreement)이나 국제사회 조약(convention) 등과는 다르다. 한국 정부 대표도 11일 마라케시 정부간 회의에서 “관련 법규와 이주 정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콤팩트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GCM 협의 과정에 참여해온 이탁건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도 “GCM이 한국법에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것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GCM은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처럼 정부와 시민 사회가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정책을 세우고 시행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GCM이 법적 구속력이 없음에도, 이로 인해 불법 이주자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도 있다. GCM 협의 과정에 참여해온 김미선 희망의친구들 상임이사는 “GCM은 비정규 이주를 촉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밀입국 알선을 막자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김 이사는 “현재 이주의 경로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브로커 등을 통해 부정적인 경로로 밀입국하는 이주자가 생긴다”며 “공식적인 채널을 많이 만들어서 이주자가 기본적인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GCM에 한계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12일 “각 국가들이 (이주자에 대해) 이미 수행하고 있는 조치를 넘어서는 그 이상의 것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이 변호사는 “GCM의 내용은 이미 한국이 비준한 유엔 인종차별철폐조약, 아동권리협약 등 여러 인권 조약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볼 때 GCM은 한국이 비준한 조약들을 재확인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는 긍정적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도 “GCM의 23개 공동목표는 사실 새로운 내용들이 아니다”라며 “이를 마치 새로운 권리를 많이 주는 것처럼 곡해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미형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한국대표부 소장은 12일 “한국은 아시아 지역의 주요 이주자 송출국이자 정착국”이라며 “이미 76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해외에서 새로운 삶을 일궈가고 있고, 약 230만 명의 이주자들이 한국사회에서 성실히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IOM은 한국정부가 국내 상황을 고려해 GCM의 목표와 비전을 가장 적합한 이주정책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GCM 23개 공동목표.

1)실증적 근거에 기반한 정책을 위해 정확하고 세분화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한다.
2)출신국을 떠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이주의 부정적 원인과 구조적 요인을 최소화한다.
3)이주의 모든 단계에서 시기적절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4)모든 이주자가 법적 신분증과 적절한 관련 서류를 가지고 있도록 보장한다.
5)정규적 이주로 이르는 경로의 이용가능성과 유연성을 강화한다.
6)공정하고 윤리적인 채용을 촉진하고 양호한 근로를 보장하는 여건을 보호한다.
7)이주와 관련한 취약성에 대응하고 이를 감소시킨다.
8)이주자의 생명을 살리고 실종된 이주자에 대해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노력한다.
9)이주자 밀입국 알선에 관한 초국가적 대응을 강화한다.
10)국제 이주의 맥락에서 휴먼 트래피킹(인신매매)을 방지하고, 이에 맞서고, 이를 근절한다.
11)통합적이며 안전하고 잘 조정된 방식으로 국경을 관리한다.
12)스크리닝, 평가 및 연계가 적절하게 이루어지도록 이주 관련 절차의 확실성과 예상가능성을 강화한다.
13)이주자 구금은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하며 구금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다.
14)이주 과정 전반에 걸쳐 영사 보호, 지원, 협력을 강화한다.
15)이주자에게 기본적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제공한다.
16)완전한 포용과 사회통합을 실현하기 위하여 이주자와 사회의 역량을 강화한다.
17)모든 종류의 차별을 철폐하고 이주에 대한 인식 형성을 위해 실증적 근거를 기반으로 하는 공공담론을 장려한다.
18)직업 숙련도 향상에 투자하고 기술, 자격, 역량의 상호 인정을 촉진한다.
19)이주자와 디아스포라가 모든 국가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에 온전하게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형성한다.
20)더욱 신속하고 안전하고 저렴한 이주자 해외 송금을 촉진하고 이주자의 금융 포용성을 증진한다.
21)안전하고 존엄성을 존중하는 귀환 및 재입국, 그리고 지속가능한 재통합을 촉진하기 위하여 협력한다.
22)사회보장 자격과 취득한 혜택의 이동성을 위한 메커니즘을 수립한다.
23)안전하고 질서있고 정규적인 이주를 위한 국제 협력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한다.


위은지기자 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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