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前총리 “아베, 할 수 없는 일만 하려 해…판단력 나빠”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13일 1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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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가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개헌 추진을 비판하고 나섰다.

1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고이즈미 전 총리는 전날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야당은 2020년 새 헌법 시행에 대해서 찬성하지 않는다”며 “해야하는 일은 안 하고 할 수 없는 일만 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이즈미 전 총리는 아베 총리에 대해 “판단력이 나쁘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소집된 임시국회에서는 집권자민당이 강력히 추진했던 헌법개정 조문안 제출은 물론 개헌 절차를 정하는 ‘국민투표법’의 개정안도 통과되지 못한채 폐회됐다.

아베 총리는 ‘전쟁을 영구히 포기한다’는 헌법 9조 1항과 ‘육·해·공군 등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헌법 9조 2항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자위대의 지위를 새로 명기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 개정안을 임시국회에서 제시하고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 전까지는 개헌안을 발의한 뒤 국민투표를 진행해 2020년 새 헌법을 시행한다는 일정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개헌 일정의 첫 단추였던 이번 임시국회에서 좌절을 겪은만큼 아베 총리의 2020년 새 헌법 시행이라는 목표 달성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자민당은 내년 1월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당 개헌안을 다시 제출할 생각이다.

이와 관련해 고이즈미 전 총리는 “헌법 개정에는 제1야당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내년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이 선거의 쟁점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지난 10월 도쿄 도내에서 열린 자민당 원로 모임에서도 “야당의 반대가 있는데도 자민당만으로 추진할 문제는 아니다”며 아베 총리의 개헌 추진에 제동을 건 바가 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아베 총리의 정치적 스승으로 불린다. 고이즈미 전 총리가 2002년 북한을 방문했을 때 아베 총리는 당시 관방 부장관 자격으로 수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탈원전을 주장하는 등 최근 아베 총리와 이견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지방 강연회에서 아베 총리가 자민당 총재선거 3연임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도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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