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진에서 잘 싸운 박항서의 베트남… 스즈키컵 결승 1차전서 2-2

  • 뉴스1
  • 입력 2018년 12월 11일 23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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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원정서 무승부… 15일 하노이에서 2차전

먼저 2골을 넣고도 승리로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적진에서 2골을 넣고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분명 소기의 성과다.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의 꿈은 충분히 희망적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11일 오후(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1차전에서 2-2로 비겼다. 대회는 준결승부터 홈&어웨이 방식으로 펼쳐지고 있으며 결승 2차전은 오는 1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다.

10년 만에 우승을 목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베트남은 조별리그를 3승1무 8득점 무실점 1위로 흠 잡을 데 없이 마무리했다. 4강서 필리핀을 상대로 1, 2차전 각각 2-1로 승리, 합계 4-2로 따돌리고 결승 무대를 밟았다. 기세당당했다.

우승 최대 경쟁자로 여긴 태국이 준결승에서 말레이시아에 덜미를 잡힌 까닭에 마지막 상대가 다소 수월해졌다. 말레이시아는 조별리그에서 2-0으로 꺾어본 적 있는 상대였다.

가장 경계해야할 것은 ‘심리적 압박감’이었다. 태국이 시야에서 사라진 마당에 ‘이제는 무조건 우승’이라 생각하는 홈 팬들을 실망시킬 수 없다는 압박, 그리고 베트남만큼 축구 열기가 뜨거운 말레이시아 9만에 가까운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뚫고서 과연 얼마나 자신들의 축구를 펼칠 수 있느냐가 1차전의 관건이었다.

경기 초반은 쉽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선수들의 투지는 상당히 뜨거웠고 상대적으로 베트남 선수들은 경기장 분위기와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동요되는 느낌이 있었다. 말레이시아가 점유율 7-3 정도로 경기를 지배했고 홈 팬들의 응원까지 합쳐져 베트남이 밀리는 분위기였다. 박항서 감독이 계속 팔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며 침착하라는 지시하는 장면이 자주 잡혔다.

이런 양상이 전반 20분을 넘겼고 계속해서 말레이시아가 주도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베트남의 역습은 그야말로 천금 같았다. 전반 22분 베트남 판반득이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정면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응우옌후이흥이 달려들면서 슈팅, 골키퍼 손을 맞은 뒤 말레이시아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말레이시아 입장에서는 이 자체로도 맥이 빠질 상황인데 곧바로 또 한방을 얻어맞았다. 첫 골이 나온 후 불과 3분 뒤인 전반 25분 베트남의 추가골이 나왔다. 말레이시아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팜득후이가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디딤 발이 다소 미끄러지는 불안정한 슈팅 자세였으나 공의 궤적은 아름다웠다.

이쯤이면 말레이시아가 위축될 만한 상황이 됐으나 경기 양상은 다르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의 전력은 녹록지 않았고 계속해서 맹공을 퍼부으며 베트남을 압박했다. 그리고 전반 35분 기어이 추가골을 뽑아냈다. 전반 35분 프리킥 상황에서 샤룰 사드가 정확한 헤딩슈팅으로 베트남 골망을 갈랐다. 경기는 보다 흥미로운 상황으로 전개됐다.

말레이시아는 당연히 동점골을 위해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기술이 좋은 선수들을 앞세워 베트남을 압박했다. 하지만 베트남도 지키려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플레이, 추가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등 일진일퇴 공방전이 펼쳐졌다.

후반전 상황이 더 뜨거워진 것은 자명했다. 플레이는 더 격렬해졌는데 그 와중에 서로 결정적이라 부를 수 있는 찬스도 만들었으니 경기장 온도는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기름이 끼얹어졌다.

후반 14분 말레이시아 프리킥 찬스에서 동점골이 터졌다. 키커로 나선 사파위 라시드의 왼발을 떠난 공이 수비벽을 통과해 절묘한 궤적으로 베트남 골라인을 관통했다. 승부는 원점. 여러모로 흥미진진한 결승 1차전이었다.

남은 시간 두 팀은 모두 가진 것을 쏟아냈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짜냈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했다. 서로 좋은 찬스가 여러 차례 있었으나 체력이 소진된 탓에 정교함이 떨어졌고 결국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이것은 각각의 입장에서 아쉬우면서 또 다행이었다.

결국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2-2 스코어는 변동 없었다. 서로 아쉬움과 만족감이 겹쳐지는 내용과 스코어였다.

이제 2018년 스즈키컵의 최종 우승팀은 하노이에서 결정되게 됐다. 앞서 언급했듯 리드를 지켜내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으나 적진에서 2골을 넣고 비겼다는 측면에서 베트남이 결코 나쁠 것 없는 1차전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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