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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원하면 알아서 연락하라니”… 승객들, 코레일 무성의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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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원하면 알아서 연락하라니”… 승객들, 코레일 무성의에 분통

서형석 기자 , 박재명 기자 입력 2018-12-10 03:00수정 2018-12-1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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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구멍난 코레일 안전]사고후 승객 보호조치도 허술
“대피 도운건 휴가 군인들” 8일 오전 강원 강릉시에서 탈선한 강릉선 고속열차(KTX)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측의 도움을 받기는커녕 사실상 각자 알아서 대피를 해야 했다. 휴가와 외출을 나왔던 국군 장병들은 기울어진 열차에 있던 승객의 대피를 자진해서 도왔다(위쪽 사진). 승객들은 열차 바깥으로 나와서도 체감 온도가 영하 10도 이하였던 한파 속에서 코레일의 대체 수송 버스를 기다리느라 주변 비닐하우스 안에서 1시간 이상 추위에 떨어야 했다. 독자·강원소방본부 제공
“‘다친 승객이 진료를 원하면 먼저 연락하라’는 안내 문자를 받고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고속열차(KTX) 탈선 사고로 발목을 다친 최모 씨는 코레일에서 문자메시지를 받고 분통을 터뜨렸다. 코레일은 승객들에게 “사고로 인한 병원 진료 등을 원하시는 경우 가까운 역에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부상자를 찾아 일일이 연락을 취한 게 아니라 탑승객 전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다친 승객들이 알아서 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코레일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부상자들은 “코레일의 대응이 무성의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코레일은 부상 승객 15명에게 치료비 등을 보상할 계획이지만 승객이 직접 배상요구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러나 취업과 진학을 위한 면접 등의 피해에 대해서는 배상받을 길이 막막하다.

코레일의 KTX 탈선 사고 대응은 한마디로 낙제점이었다. 8일 낮 12시경 서울역에 3시간 늦게 도착한 사고 열차 승객들은 당시 충격이 가시지 않는 듯 가슴을 쓸어내렸다. 승객들은 “탈선 직후 코레일 측이 한 일은 ‘열차가 탈선을 했습니다. 당황하지 마시고 잠깐만 자리에 앉아 계십시오’라는 안내 방송을 하고 승무원들이 비상문을 개방한 것이 전부”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당시 일부 승객은 공포에 질려 객실 유리창을 깨기도 했다. 휴가와 외출로 열차에 탑승해 있던 군인들과 일부 승객은 자진해서 여성 승무원 1명과 함께 승객 대피를 도왔다.


코레일은 승객 보호에서도 난맥상을 드러냈다. 8일 오전 체감온도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최강 한파’가 몰아쳤다. 사고 직후 탈출한 승객 20여 명이 소방서가 제공한 버스를 타고 강릉역으로 갔다. 하지만 나머지 170여 명은 코레일이 준비한 버스가 사고 후 1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해 근처 비닐하우스에서 1시간 가까이 추위에 떨어야 했다. 자녀의 대학입시를 위해 서울로 가다가 상경을 포기한 승객은 “후속 조치가 너무 안이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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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의 안이한 대응은 서울에서도 이어졌다. 사고 여파로 강릉선 열차가 8일 내내 지연되면서 9일 0시 3분과 23분 각각 청량리역, 서울역에 도착한 마지막 836편 승객을 위해 코레일은 서울 지하철 1호선 임시열차를 마련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와 협의가 되지 않아 1호선 승강장이 아닌 지상의 다른 승강장에서 열차가 출발해 의정부역행 임시열차를 이용한 사람은 10여 명에 불과했다.

코레일 측은 “탈선 이후 차량의 피해가 커 전체 안내방송을 할 수 없었다”며 “승무원이 일일이 객차를 돌면서 육성으로 승객들에게 대피 안내를 했다”고 해명했다. 코레일은 “군인들이 구조 활동에 나선 것 역시 승무원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늑장 대응 논란에 대해 코레일은 “사고 발생 즉시 연계 버스를 찾았으나 이른 오전이라 버스 확보에 시간이 걸린 것”이라며 “부상자와 노약자를 우선 이송했고, 사고 발생 1시간 뒤인 8시 반부터 승객 이송에 나섰다”고 밝혔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박재명 기자
#코레일 무성의#사고후 승객 보호조치도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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