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피 흘리며 쓰러져 있는데 폭행 노조원들 노래 부르기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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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노조의 임원폭행 현장 49분 분량 녹취파일 입수

유성기업 최철규 대표이사가 29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사에서 22일 발생한 유성기업 노조원들의 폭행·감금 행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재명 base@donga.com
유성기업 최철규 대표이사가 29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사에서 22일 발생한 유성기업 노조원들의 폭행·감금 행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재명 base@donga.com
노조원: 앉아 ×××아, 여기 응. 모가지 부러지고 뒤지는 거여, 응?
김모 상무: 아악!
노조원 A: 너 뒤지고 싶냐? 건들지 마, 이 ×××야! ×××아!
김 상무: 아악!
노조원 A: 아파 ×××야? 야, 다 죽을 줄 알아. 이 ××× 오늘 아주 나한테 죽었어. 이런 ××××들.
노조원: 그래, 아, 화끈하게 아주 잘한다.
노조원 B: 니가 인간이여?
김 상무: 아악!
노조원: ×××, 이거 사람이여?

29일 본보가 입수한 유성기업 김모 상무(49) 폭행 당시 녹음된 파일의 일부다. 22일 유성기업 노조원들이 김 상무와 최철규 대표이사(64)를 최 대표 사무실에 감금했을 당시 옆방에 있던 한 직원이 녹음한 것으로 총 48분 54초 분량이다. 노조원들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온 초기부터 나갈 무렵까지 벌어졌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녹취 파일에는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김 상무의 비명 소리가 연이어 들린다.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들과 함께 집기 등이 떨어지며 생기는 ‘우당탕’ 소리가 이어진다.

김 상무와 함께 방 안에 갇혀 있던 최 대표가 욕설이 쏟아지는 가운데 “지금 교섭하려고 (하고) 있잖아요”라며 대화를 시도한다. 하지만 노조원 A가 “뭔 교섭을 해? ××, 장난해 지금?”이라며 윽박지른다. 이어 A는 “아이 ×× 죽여 그냥!”이라고 외친다. 이어 김 상무의 큰 비명 소리가 들린다.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 노조원들이 이날 서울 강남구의 유성기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사측의 노조 파괴 행위 중단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폭력 사태에 대해선 “유감”이라고 밝혔다. 구특교 기자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 노조원들이 이날 서울 강남구의 유성기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사측의 노조 파괴 행위 중단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폭력 사태에 대해선 “유감”이라고 밝혔다. 구특교 기자
욕설과 폭행이 진행되던 중 갑자기 노조원 가운데 한 명이 ‘구호 제창’을 제안한다. 그가 “구호 하나 할게요. 끝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한다”고 하자 노조원들은 “끝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한다! 열사 정신! 계승! 투쟁! 열사 투쟁!”을 외쳤다. 구호가 끝나자 노동가요를 함께 불렀다. 이어 ‘민주노조 사수하자’ 구호와 3초 함성이 이어졌다.

피를 흘리며 쓰러진 김 상무를 향해 “피 나니까 아프냐, 이 ×××야? 피 나니까 아파?”라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노조원 D는 “우리 C 씨 노래 한번 들어볼까요? 힘찬 박수로 모시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박수를 요구한다. C가 노래를 부를 때 한 노조원은 옆에 있던 사측 직원에게 “노래하는데 방해하지 말고 박수를 치든가, 노래하는데 조용히 하라”고 말한다. 직원이 “욕하지 마요”라고 말하자 “왜 노래하는데 방해하고 지×이야, 분위기 깨지 마”라며 화를 냈다.

사무실 주변에 출동한 경찰을 조롱하는 발언이 나왔다. 노조원 가운데 한 명이 “어딜 들어와 ××짭새(경찰을 비하하는 표현)가!”라고 소리쳤다. 경찰이 자신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 듯한 발언도 있었다. 노조원 E는 “그 ××들 몸 사리느라고 지금 저희들한테 함부로 못 하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로 출동했는지 알 수 있습니까”라고 말하자 노조원 일동이 “모릅니다”라고 답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유성기업#폭행#최철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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