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분계선에서 손 맞잡은 남북…65년만에 한반도 중앙 도로연결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22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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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군이 정전협정 후 65년 만에 한반도 중앙을 잇는 도로를 개설하는 작업 중 만나 손을 맞잡았다.

국방부는 22일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남북이 전술도로를 개설하는 작업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사진에는 우리 군 장병 10명과 북한 군 장병 10여명이 ‘군사분계선(Military Demarcation Line)’이라고 적힌 노란색 표지판을 사이에 두고 집결해 있는 모습이 담겼다.

북한군 병력 뒤로는 도로 개설에 투입된 굴착기와 불도저가 있었다. 병력 중 일부는 소총을 휴대하고 있었다. 서로 대화를 나누는 듯한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상호 경계심을 드러내지는 않는 것처럼 보였다.

다른 사진에는 남북한 병력이 지켜보는 가운데 양측 책임 지휘관이 MDL 표지판 옆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었다.

도로개설을 위해 우리 군은 육군 5사단 공병부대가 투입됐다. 북한군은 화살머리고지 일대를 책임구역으로 하는 5군단 병력이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DMZ를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소속 군인이 도로개설 작업과 관련해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모습의 사진도 있었다.

우리 군은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9·19군사합의서)에 따라 지난달 1일부터 화살머리고지 인근 GOP(일반전초) 통문 앞 비마교 앞에서 MDL까지 폭 12m, 길이 1.7㎞의 비포장 전술도로를 개설했다.

북한도 마찬가지로 북측 공동유해발굴 예정지를 따라 MDL까지 도로개설 작업을 진행했다.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은 남북이 양측 지역에서 도로개설 작업을 진행하면서 MDL 인근에서 자연스럽게 조우하는 모습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도로개설은 폭 12m의 비포장 전술도로로 진행되고 있으며, 지형 및 환경 등을 고려해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다소 축소된 도로 폭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도로연결 작업에 참여한 남북인원들이 MDL인근에서 조우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남북은 각각 MDL을 사이에 두고 개설한 도로를 연결했다. 남북이 전술도로를 조성한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65년 만이다.

경의선(2003년 10월), 동해선(2004년 12월)과 같이 남북을 오가는 민간인이 사용하는 도로는 아닌 유해발굴을 위한 전술도지만 3번째 남북 연결도로가 생기는 셈이다.

남북은 올해 말까지 도로 연결 작업을 완료하고, 내년부터는 전기와 통신선로와 함께 유해발굴 공동사무소도 개설할 예정이다.

남북은 내년 4월 공동 유해발굴단을 구성해 본격적인 유해발굴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연결한 도로를 이용해 인원이나 차량이 MDL을 상호 통과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에 개설된 도로는 정전협정 체결이후 한반도의 정중앙인 철원지역에 남북을 잇는 연결도로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며 “가장 치열했던 전쟁터의 한 가운데에 남북을 연결하는 통로를 열어 과거의 전쟁 상흔을 치유하기 위한 공동유해발굴을 실효적으로 추진 할 수 있도록 하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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