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입성 좌절 영김 “나는 오뚝이…다시 벌떡 일어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1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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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뚝이입니다. 잠깐 쓰러진 것 같지만 다시 벌떡 일어납니다. 실망하지 않고 다시 새출발할 것입니다.”

11·6 미국 중간선거에서 한국계 여성 첫 연방 하원의원(캘리포니아 제39선거구)에 도전했다가 초접전 끝에 낙선한 영 김 후보(56·공화당)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씩씩했다. 그는 20일(현지 시간) 컨퍼런스콜 형식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게 아쉽지만 정말 최선을 다했다. 악조건이 많았지만 한인 후보자의 능력과 가능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투표일 다음 날 개표에서 2.6%포인트 차로 민주당의 길 시스네로스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서며 당선이 확정되는 듯했던 김 후보는 뒤늦게 개표된 우편투표 결과까지 집계되면서 결국 1.6%포인트 차로 역전패했다. 그는 결과를 아쉬워하면서도 “영 김이 패배했다기보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싸움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것으로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상대 후보가 민주당의 큰 손 후원자들을 등에 업고 막대한 선거자금을 쓰면서 판세를 뒤집었다는 것.

특히 전통적으로 공화당 성향이 강했던 오렌지카운티는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표심 변화가 예고됐던 지역이다. 김 후보는 “민주당이 이번 기회에 (오렌지카운티의 정치성향을) 완전히 바꿔보자는 ‘웨이브 캠페인(wave campaign)’을 했다”며 “민주당이 이를 살리기 위해 재정적 지원을 너무 잘 했다”고 설명했다. “설마 오렌지카운티에서 완패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현 정권에 불만을 토하는 사람들이 바뀐 것이고, 공화당에서 많이 뺏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우편투표 개표 과정에서 상대 후보의 부정행위 의혹을 제기했던 것에 대해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선거에 참여하고, 그 결과를 따르는 게 중요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선거 결과를 뒤집을 만한 부정행위가 있다고 하고 싶지 않다”며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

당분간 아무 계획 없이 쉬겠지만, 체력이 회복 되는대로 한인사회 및 한미 관계에 도움될 일을 할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것이 김 후보의 계획이다. 그는 “2019년도 정치 판도를 잘 보면서 어떤 모습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지 계획을 세우겠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 등으로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2년 뒤에는 표심을 공화당으로 다시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민주당이 반발해온 이민정책에 대해선 “저도 반대를 많이 했다”며 “이민자인 제가 의회에 들어간다면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황규락 특파원 rocku@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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