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운용사 35곳 성적표 나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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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자금을 직접 운용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퇴직금과 달리 퇴직연금은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회사가 대신 운용한다. 금융회사가 자금을 잘 관리할 경우 근로자가 받는 퇴직연금이 더 많아질 수도 있다. 금융회사가 자금을 운용하는 ‘실력’이 중요한 셈이다. 하지만 어떤 금융회사가 퇴직연금을 잘 운용하는지 관련 정보는 부족한 편이다.

고용노동부는 기업과 근로자에게 이런 정보를 알려주고, 금융회사 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퇴직연금 사업자를 평가한 뒤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올해는 44개 사업자 가운데 평가를 희망한 35개사(은행 11곳, 보험 15곳, 증권 9곳)가 평가를 받았다.

먼저 근로자들의 관심이 가장 많은 ‘수익률’ 부문에서는 은행의 경우 광주은행, 농협은행, 대구은행, 신한은행이 우수사업자로 선정됐다. 보험사는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현대해상화재, IBK연금보험, KB손해보험이,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가 퇴직연금 부문에서 수익을 많이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가 가져가는 ‘수수료’ 부문에서는 우리은행, 하나은행, 한국산업은행, 롯데손해보험, 미래에셋생명보험, IBK연금보험, 신한금융투자, 현대차증권, NH투자증권이 우수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들 사업자는 다른 금융회사와 비교해 가입자가 부담하는 수수료가 적고, 수수료 부과 방식도 합리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올해는 중소 사업자 중 우수한 성과를 낸 금융회사를 별도로 선정했다. 대구은행은 3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따로 만들고, 수익률이 떨어지는 ‘중점 관리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컨설팅을 하고 있다. IBK연금보험은 적립금이 100억 원 미만인 중소기업의 수수료(0.2%)를 일반 기업(0.3%)보다 0.1%포인트 깎아주고 있으며 시뮬레이션을 통해 계산된 세제 혜택 등의 정보를 가입자에게 제공하고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하나금융투자는 중소 사업자로는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었고, 신규 가입자들도 퇴직연금 제도를 쉽게 이해하도록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하고 있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평가를 시행한 이후 수수료 할인 정책이 다양해지는 등 개선점이 나타나고 있다”며 “평가를 통해 금융회사 간 경쟁이 촉진되고 우수사례가 확산되면 수익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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