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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낼 능력말고 실력만 보고 학생 뽑아라”… 블룸버그, 美대학 사상최대 2조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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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낼 능력말고 실력만 보고 학생 뽑아라”… 블룸버그, 美대학 사상최대 2조원 기부

박용 특파원 입력 2018-11-20 03:00수정 2018-11-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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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받은 기회의 문 영원히 열리게”
모교 존스홉킨스대에 기부하며 학부생 장학금으로 사용처 못박아

“몇 개 대학을 빼면 모든 미국 대학이 입학지원서를 평가할 때 학생들의 학비 지불 능력을 고려합니다. 저소득 및 중간소득 출신의 뛰어난 지원자들의 입학은 거절되고, 그 자리는 더 큰 지갑을 가진 가정(부유층) 출신에게 돌아갑니다. 이런 일이 네브래스카 농부의 아들, 디트로이트 워킹맘의 딸을 아프게 합니다.”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76·사진)은 1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내가 대학에 18억 달러(약 2조276억 원)를 기부하는 이유’란 칼럼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부유층에게 상대적으로 더 관대한 미국 대학의 입학 관행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교육기관 기부액 중 역대 최대인 18억 달러를 자신의 모교인 존스홉킨스대에 기부하겠다고 밝히면서 기부금의 사용처를 ‘학부생을 위한 장학금과 기금’으로 지정했다.

“나는 운이 좋았습니다. 부친은 연간 6000달러 이상을 벌지 못하는 경리사원으로 일했지만 나는 존스홉킨스대를 국가안보 학자금 대출과 학내 아르바이트 수입 등으로 다닐 수 있었습니다. 존스홉킨스대 졸업장은 내가 아메리칸드림을 추구하며 살 수 있게 해줬습니다. 만약 그것이 없었다면 (기회의) 문은 닫혀 버렸을 것입니다.”

그는 “내게 기회를 줬던 이 학교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똑같은 기회의 문을 영원히 열어줄 수 있게 해주길 원한다”며 “재정 능력이 (학생 선발) 의사결정의 고려사항이 되지 않게 할 것”이라고 기부 이유를 설명했다. 존스홉킨스대가 학생들의 재정 능력이 아닌 실력만 고려하는 ‘학력 중심 선발정책(need blind)’을 유지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한 이듬해 5달러를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이번 18억 달러 기부까지 합하면 그의 기부액은 총 33억 달러(약 3조7244억 원)에 이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최대인 하버드대 기금 총액이 약 360억 달러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일부 연구에 따르면 성취도가 높은 저소득 및 중간소득 계층 학생들의 절반이 학교를 다닐 돈이 없다고 생각해 일류 대학에 지원하지 않는다”며 “이 결과 학생도, 학교도, 미국도 손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입학상담 프로그램 개선 △대학의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재정지원 확대 △동문의 기부 확대 등을 제시했다. 그는 “개인의 기부가 부족한 정부 지원을 채울 수도 없고 채워서도 안 된다”며 연방과 주 정부의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현재 명문 존스홉킨스대 졸업생의 44%가 평균 2만4000달러(약 2708만 원)의 빚을 지고 있다.

1964년 존스홉킨스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블룸버그 전 시장은 1981년 경제 통신사인 블룸버그를 세워 500억 달러의 자산가가 됐다. 2002∼2013년 뉴욕시장도 역임(3선)했다. 최근 중간선거에선 1억1000만 달러를 민주당의 하원 장악을 위해 기부했다. 올해 10월 17년 만에 민주당원으로 재등록해 정치 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하자 ‘2020년 민주당 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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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마이클 블룸버그#존스홉킨스대#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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