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시진핑 보다 트럼프 먼저?…북미 고위급회담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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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18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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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中 주석 “내년 방북할 것”…시점 두고 北·中·美 수싸움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18.11.18. © News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18.11.18. © News1
북미가 난항에 빠질 것으로 보였던 고위급 회담의 불씨를 다시 살리는 모양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북미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 임무 센터장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북측과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김 센터장은 지난 14일부터 3박 4일간 머무르며 판문점에서 북측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 인사 중 누구를 접촉했는지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북미 접촉은 지난 8일로 예정됐다 연기된 북미 고위급 회담 재개 논의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는 지난 8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간 고위급 회담을 미국에서 가질 예정이었으나 북측의 사정으로 열리지 않았다.

당시 양측이 비핵화의 구체적 조치와 대북 제제 완화 등의 안건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며 북미 협상이 다시 난항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김 센터장의 방한 및 대북 접촉으로 북미 모두 일단 고위급 차원의 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내년에 만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교가에서는 이달 초 열린 중간선거를 ‘승리’로 판단한 트럼프 대통령이 정체된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해 속도를 낼 수도 있다는 관측을 제기한다.

특히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대북 제재 완화 연대 행보를 강화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일단 ‘3국 연대’ 행보를 차단하는 차원에서라도 북미 간 접촉면을 넓히는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

이 같은 분석은 그간 ‘기정사실화된 소문’ 처럼 전해졌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이 확정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 17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초청이 있었다”라며 “내년에 방북할 예정”이라고 방북 초청을 공식화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국과 북한의 밀착은 언제나 견제할 필요성이 있는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진행될 고위급 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서 대북 제재 완화와 관련한 미세하더라도 진전된 카드를 북측에 보여 주며 북중 밀착을 견제할 수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김 센터장의 이번 방한 및 대북 접촉에서 미국이 고위급 회담의 연내 개최를 강하게 주장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이달 말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내년 초 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미-중 사이에서 ‘꽃놀이패’까지는 아니지만 미국과 중국 모두 북한과의 밀착을 원하는 듯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대외 행보에 숨통을 틀 여건을 마련했다고 볼 수도 있다.

경제 건설을 새로운 국가 전략으로 내세운 상황에서 중국과의 연대 강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타결을 통한 대북 제재 완화 카드 모두 북한에게 있어서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 카드를 받아내는 것이 조금 더 선행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우선은 미국과의 협상에 좀 더 공을 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에 대해서는 시 주석의 방북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자신들의 입장을 충분히 설득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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