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영 김, 美하원선거서 3495표차 역전패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18일 12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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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소속으로 미국 연방하원 입성이 점쳐졌던 한국계 미국인 영 김이 결국 민주당 후보인 길 시스네로스에게 1.6%p차로 역전패했다.

17일(현지시간) AP와 뉴욕타임스(NYT) 실시간 개표결과에 따르면 영 김은 자신이 출마한 캘리포니아주 39선거구에서 10만9580표(49.2%)를 얻어 11만3075표(50.8%)를 얻은 시스네로스에게 패배했다. 두 사람 간 표차는 3495표다.

영 김은 지난 6일 중간선거 개표 초반 시스네로스를 8.5%p가량 앞지르며 당선을 확정짓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개표 막바지로 갈수록 두 후보 간 득표차는 줄었고, 지난 16일 결국 시스네로스가 941표차로 영 김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우편투표 합산 결과 영 김은 선거구를 이루는 세 카운티 중 오렌지카운티와 샌버너디노 카운티에서 각각 4024표차, 254표차로 시스네로스를 앞질렀지만,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7773표차로 시스네로스에 밀리며 결국 하원 입성 티켓을 빼앗겼다.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이 영 김의 당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영 김에게 역전패를 안겨준 캘리포니아주 39구선거구는 아시아계와 히스패닉 인구 비중이 3분의 2에 달한다.

이 때문에 영 김은 중간선거 기간 반(反)이민 공세에 불을 붙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둬 왔다. AP는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다”며 “민주당은 선전에서 영 김을 ‘트럼프의 의제를 열성적으로 수행하려 하는 부하직원’으로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영 김을 꺾은 시스네로스는 2008년 공화당을 탈당해 민주당에 합류한 해군 참전용사 출신 히스패닉이다. NYT에 따르면 시스네로스는 이번 선거기간 동안 한국어와 중국어를 구사하는 선거운동원을 파견하는 등 아시아계 유권자들을 겨냥해 공격적인 선거운동을 펼쳤다.

영 김은 미국 정계에서 대표적 친한파 정치인인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으로부터 선거구를 물려받았지만 역부족이었다. 로이스는 미 의회 지한파 의원 모임 ‘코리아코커스’ 공동의장을 지낸 인물이다.

영 김은 지난 1975년 한국에서 괌으로 이민했다. 이후 하와이로 이주한 그는 훗날 캘리포니아주 남부 로스앤젤레스 소재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공부한 뒤 1990년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이후 20여년간 로이스를 보좌하며 일본의 위안부 피해자 사죄를 촉구하는 미 하원 결의안 채택 등에 관여했다.

영 김은 앞서 뉴저지 3선거구에서 당선이 확정된 앤디 김과 함께 이번 중간선거를 통한 미 연방하원 입성이 점쳐졌었다. 두 사람이 모두 당선을 확정지을 경우 미국 역사상 최초로 두 명의 한국계 의원이 연방하원에 동시 입성하는 상황이었다.

한편 캘리포니아 39선거구에서 영 김이 패배하면서 한때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던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선거구 4곳(캘리포니아주 45·48·49선거구)이 민주당에 넘어가게 됐다.

AP는 “시스네로스의 승리는 로스앤젤레스 대도시의 광범위한 지역 하원을 민주당이 주도하도록 하는 엄청난 정치적 재편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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