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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에서 왜 초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하나… 건기의 ‘산타아나 바람’-거주지 확대-지구온난화 3박자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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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에서 왜 초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하나… 건기의 ‘산타아나 바람’-거주지 확대-지구온난화 3박자 갖춰

황태훈기자 입력 2018-11-17 03:00수정 2018-11-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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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마갈리아에서 최근 한 소방관이 온통 화염에 휩싸인 주택 화재 현장에서 불에 탈 듯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해 화재 진압 작업을 벌이고 있다. 마갈리아=AP 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멘도시노에서 8월 피해 면적 기준으로 주 역사상 최악인 ‘쌍둥이 산불’이 일어난 지 2개월여 만에 8일부터 3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트리플 산불’은 인명 피해 규모에서 주 화재 사상 최악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북부 뷰트카운티의 캠프파이어와 남부의 말리부, 벤투라에서 8일부터 잇따라 발생한 ‘트리플 산불’은 16일 현재 880km²가 넘는 산림과 주택가를 태웠다. 서울 전체 면적(605km²)의 1.5배 가까운 규모다. 특히 60여 명이 사망하고 600여 명이 실종된 데다 실종자 상당수가 80대 이상 고령자들이어서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캘리포니아주에서 최악의 인명 피해가 났던 산불은 1933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그린피스 파이어’로 29명이 숨졌다.

캘리포니아 남부 샌타바버라와 벤투라에서는 지난해 12월에도 ‘멘도시노 쌍둥이 산불’과 비슷한 면적을 태우는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매년 평균 2500여 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했다. 미국의 초대형 산불은 왜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할까.

캘리포니아는 우기인 가을과 겨울엔 비가 오지만 건기인 여름에는 건조한 날씨가 계속된다. 무더위 속에 나무와 풀이 마르면서 불이 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여기에 화재에 취약한 나무로 지은 전원주택들이 속속 들어선 것도 화재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불이 발생하는 자연적인 조건 중 하나로 ‘산타아나 바람’이 지목된다.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미국 모하비사막과 서부 내륙 그레이트베이슨(대분지)에서 형성된 고기압이 시에라네바다산맥을 넘어오면서 건조하고 강한 돌풍으로 변형돼 태평양 해안가로 부는 계절풍이다. 산타아나 바람은 작은 불씨도 큰 화재로 키우는 역할도 한다. 보통 시속 50∼70km의 속도로 강풍이 불어 불길이 삽시간에 번지면서 소방당국이 진화하기도 어렵다.

‘지구온난화’도 최근 잇따르는 대형 산불의 원인이라는 의견도 있다. 황영하 기후변화센터 개도국협력사업팀 연구원은 “파괴적인 산불과 기후변화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없었을 때보다 평균기온이 1.1∼1.6도 높아지면서 강수량은 줄고 산불은 더 잦아진다는 것이다. 캐나다 및 유럽에서 발생한 산불도 기후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도 8월 한 달 동안 산불이 일곱 번이나 발생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유럽에서 발생하는 폭염 가능성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그에 따라 나뭇잎이 마르면서 산불 가능성을 더 높였다는 것이다. 황 연구원은 “지구온난화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 올해보다 더 많은 재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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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의 기후 조건은 일정 시기는 산불에 적합한 조건을 갖춘 데다 기후 변화와 사람의 거주지 확대 등 ‘인재 요소’까지 합쳐지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산불이 발생하는 시기도 올 8월 ‘쌍둥이 산불’처럼 건기가 아닌 때에도 발생하고 피해 규모도 더욱 커지고 있다.

주 당국에 따르면 1932년부터 올해까지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10개 중 9개는 2000년 이후에 발생했고 5개는 2010년 이후였다. 미 기상당국은 역대 10대 산불 중 4개가 최근 5년 사이에 일어났다고 밝혔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캘리포니아#산불#자연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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