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불국어에 망했다” 고3 교실엔 한숨만… “이젠 전략전쟁” 대입설명회엔 학부모 인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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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1등급컷 85∼89점으로 뚝
“논술-면접 집중”… 내년 기약도

가채점 결과는… 16일 서울 성동구 무학여고 학생들이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정답을 확인하면서 
가채점을 하고 있다. 많은 학생이 이번 수능에 대해 어려웠다고 평가하며 낮은 점수에 실망한 표정이 가득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가채점 결과는… 16일 서울 성동구 무학여고 학생들이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정답을 확인하면서 가채점을 하고 있다. 많은 학생이 이번 수능에 대해 어려웠다고 평가하며 낮은 점수에 실망한 표정이 가득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6일 오전 서울 성동구 무학여고 3학년 4반 교실. 담임 류영미 교사(32·여)가 가채점 점수 기입표를 주며 “희망 점수 쓰지 말고”라고 말했다.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지만 이내 “망했다”, “어떡하지” 등의 하소연이 쏟아졌다. 연필만 빙글빙글 돌리고 한숨을 쉬는 학생도 보였다.

학생들은 특히 국어 영역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불국어(어려운 국어)’, ‘국어 충격’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8개 입시분석업체들이 추정한 국어 영역 1등급 기준선(등급컷)은 원점수를 기준으로 85∼89점. 지난해(94점)보다 최고 9점 하락했다. 반에서 상위권인 이지민 양(18)은 “6, 9월 모의평가 때는 쉬웠는데 수능에서 갑자기 어렵게 나왔다”며 “화법과 작문에서부터 당황했고 비문학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이화여대에서 열린 종로학원의 ‘2019 대입 설명회’에서 임성호 대표이사는 ‘국어 쇼크’를 언급하며 “재수생들이 삼수하겠다고 할 정도다. 충격으로 대입 전략 세우기를 포기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수능 뒤 처음 열린 이날 설명회에는 학부모와 학생 6500여 명이 몰렸다.

‘불수능’으로 정시 합격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만큼 수시 대학별고사를 잘 봐야겠다는 수험생이 많다. 무학여고 김연우 양(18)은 “수능에 최선을 다했지만 점수가 크게 오르지 않아 일단 교육학과에 지원한 수시 면접에 집중하려 한다”고 했다. 서울 미림여고 주석훈 교장은 “목표가 높은 학생은 벌써 재수를 생각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수시 지원해둔 대학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대학 논술고사는 당장 17일부터 시작된다.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16일 ‘파이널 특강’ 등의 이름으로 대학별 논술고사 대비 강의들이 시작됐다.

한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는 16일 오후 10시 기준 총 263건의 이의신청이 접수됐다. 국어 11번을 비롯해 이번 수능에서 최고 난도로 꼽힌 31번, 사회탐구의 생활과윤리 3번 문제에 대해 여러 명이 이의신청을 했다.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를 신청하는 곳이지만 ‘B고에서 몇 개 반만 영어 듣기시험을 다시 보게 했다’, ‘C고 영어 듣기가 끊겼다’ 같은 의견도 올라왔다. 평가원은 19일 오후 6시까지 이의신청을 받고 심사를 거친 뒤 정답을 26일 오후 5시 확정 공개한다.

최예나 yena@donga.com·조유라 기자
#수능#불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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